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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May 28. 2019

빈센트도, 테오도 사랑해줘

1.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빈센트 반 고흐는 사실 생전에 그 사랑의 절반도 받지 못했다.

고향인 네덜란드에서, 안식을 위해 찾았던 아를에서, 그는 미치광이였으며 괴짜였고 공부하지 않은 전혀 다른 화풍으로 그림을 끼적이는 한심한 사람이었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보아 주는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반 고흐가 귀를 자르고 거리를 뛰었던 이유는 광기가 아니라 실은 외로움이 아니었을까. 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요즘이다.


"정상"이라는 것은 평균값이고, 고정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쉽게 가변하는 개념이다.

"정상"이라는 명제는 시대에 따라 민첩하게 변해 왔다.

당시의 사람들은 빈센트 반 고흐를 비정상이라고 매도했지만 빈센트의 눈에는 다른 사람들이 이상해 보이지 않았을까.



2. 동생인 테오만이 형을 알아주고자 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금전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지했다.


테오가 있기에 지금의 빈센트 반 고흐가 있었다.테오는 형을 사랑했고, 형의 예술성을 사랑했으며, 형이 이따금씩 보내주는 편지가 삶의 기쁨이었다.

하지만 과연 테오도 외롭지 않았을까.


결국은 테오도 사람이고, 대가 없는 베품을 끊임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팍팍한 일상생활을 버티며 생활비를 나눠 쓰고 저축을 하고, 형에게 돈을 보내 주고 나름의 삶을 꾸리며, 살면서 힘든 일이 한번씩 있을 때마다 내가 형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듯 형도 나에게 버팀목이 딱 한번만 되어 주길,

내가 형을 알아 주듯 형도 나를 알아주길 바라지 않았을까.


내가 감히 추측하건데 형제는 동시에 외로운 영혼이었다.



3. 당신의 주위에 빈센트 같은 사람이 있거나, 혹은

묵묵히 나를 지지해주고 보이지 않지만 도와주는 테오같은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고마움을 표시하고 사랑해 주면 어떨까.


권태에 녹아 감정이 결여된 현대인들에겐 빈센트가 필요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가느라 힘든 현대인들에겐 테오가 필요한 법이니까.


당신이 정말 빈센트를 사랑한다면 M 컨템포러리의 팬시한 전시회, 기념품 뿐만 아니라 그 광기와 외로움 까지 사랑해 주길. 그 뒤에 있었을지도 모를 테오의 외로움도 매만져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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