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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an 29. 2020

요새 아무런 생각이 없다

0. 요새 아무런 생각이 없다. 바빠서 그런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감정 소모가 없는 건지, 내 막연한 불안감이 없어진건지 모르겠다.



1. 어느 순간부터 강박으로 나 자신을 갉아먹는 것을 멈췄다. 부족함을 차분하게 해결해나가는 게 최선의 방도라는 걸 체득한 다음부터였던 것 같다. 그리고 20대 후반이 되고부터 였던듯... 이젠 10대 후반처럼 여자농구도 못하겠고 20대 초중반처럼 술마시고 밤새서 일하지도 못하겠다.  


내가 포기할까 무서워 채찍질만 계속했었는데 차라리 그 힘으로 해야 될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차분하고 잠잠하게 해나야 할걸 해나가고 있는 요즘이다. 쓸데없는데 에너지 소모하지 않고 집중해서 목표를 이뤄 낸다. 필요없는 인간관계를 끊어내고, 주위 사람들과 내 리소스들을 레버리징 해서 시간 대비 최고의 성과를 내려고 한다.



2. 나 자신에게 가혹하게 구는 걸 멈출 수 있었던 밑거름 중 하나는

주위를 내가 닮고 싶은 사람들로 채우고, 또 멋진 사람들과 계속 만나고 싶었던 마음이다.

젊은 날 누구를 만나느냐도 되게 중요한 것 같다.


여유있고 인생을 향기롭게 이끌어나가며 그러면서도 삶을 발전시켜나가고 싶었는데

난 늘 마음이 앞섰고 일만하다가 시류를 놓치거나 내 감각을 못살렸던 적이 많았다.


요새는 같은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에게 끌려서 안좋은 엔트로피를 내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인간상만 순도 높게 집중하는 편이다.


2-1. 2년 전 스타트업을 다닐때 내가 잘못을 했던 때가 있었다.

그때 당시 사수였던 Olivia는 저도 조금 더 신경쓸게요, 라고 말했고 난 그 어떤 싫은 소리를 들었던 때보다 미안했다.

그렇게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삶의 효과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계속 만나고 싶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3. 하나씩 하면 되, 다 괜찮아.

최선을 다했는데 내가 세상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맞추지 못했음을 깨달았을때 막막하고,

기성 세대의 시스템에 반발심도 많이 들었었다. 그 사실을 직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 까지는 참 좋았는데 과거의 나는 계속 마음이 급했다.


하나씩 이뤄나갔고, 실패해봤고, 그러면서 조금씩 얻어낸 이 약간의 여유를 가지려고 참 비싼 값을 치뤘다.


3-1. 그래서 작년엔 사실 더 실패할 자신이 없었다.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인생에서 버티지 못할 고비를 버텨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기대한만큼 보상을 못받고 사회에서 인정을 못받는 위치밖에 못온 것 같아서 힘들었다.


돌아와 생각해보면 내가 나 자신을 잘 대접해주지 못했던것도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4. 마음을 가볍게 먹는 순간 오히려 도전하는게 좀 더 편해졌고 쓸데없는 생각 없이 일단 하고싶어졌다.

두려워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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