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Feb 17. 2020

잘들 살아있어요, 보고싶어질 것 같으니까.

BGM 김라프-약속

0. 뭔가 학생 때도 그랬는데 늘 바쁘다 보니 일하며 만나는 사람 아니면 잘 못만난다.

그래도 일년에 한두번씩은 진영언니랑 한결하우스 사람들, 프랑스어2 같이들었던 친구들, 같은과 동기, 하루5분 사람들, 같이 알바했던 분들, 인턴 예전에 같이 했던 분들, 용인메가 재수했던 친구들, 싱가폴 유학에서 만났던 친구들, 베트남 해외봉사단, ㅈㅅ오빠랑 피터 등등은 꼭 보려고 한다.


그렇게 죽고 못살았고 일주일에 5일을 붙어살았는데 이제 각자의 자리에 떨어져서

치열하게 자신들의 전쟁을 치르는 건 어쩌면 슬픈일이야.



1. 영업에 잘 맞겠다는 이야기는 자주 듣지만 영업적인 인간관계를 싫어한다.

이해관계 때문에 만나고, 고객을 관리하고 이사람한테서 뭘 얻어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내가 매료된 사람들과 꾸준히 애정을 주고받고 좋은 에너지를 받는게 좋다.

그리고 하고싶은 말 솔직하게 다해야되는 내가 정말 비즈니스적으로 영업을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보고싶어서 연락하고, 사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생기는 거 같다.

이런 인간관계는 이해타산적 효율은 떨어지지만 내 인생을 발전시키는 데는 효과적이다.


1-1. 위기를 극복하며 강해졌다면 애정을 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서 내 세상이 넓어졌다.

영어 스피치 클럽에 가고, 뉴스레터를 읽으며 재태크를 하고, 전시에 가게 됬다.


사랑하는 동생이라는 내가 지켜야 할 대상이 생기니까

넘을 수 있는 고비가 많아져서 행복했던 것과 비슷한 좋은 변화다.



2. 최근에 또 몇명의 멋진 동료분들을 떠나보내면서 오늘을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말이 이런 의미인건지 몰랐다.


난 이제까지 어렸고, 계속해서 인생의 다음장에서 만날 사람들을 만나기 바빴다.

아니, 더 빨리 더 많이 다음장을 넘기려고 기를 썼고 그래서 바빴나 싶다.


벌써 이번이 네번째 회사고 회사 아니더라도 인생에서 질곡이랑 방황이 엄청 많았다. 앞으로도 까마득히 많을 것 같은데 지금의 인연 중 누굴 가져가고, 누굴 잊게 될까 요새 종종 아득해지곤 한다.



3. 말은 이렇게 하는데 다시 돌아간다고 해서 그사람들한테 더 잘해줄 자신은 없다ㅠ 그렇게 내가 그릇이 크지 않은 사람인데 내가 힘들거나 반추할 추억이 필요할 때, 나에게 없는 지혜를 빌려야 하거나 환기가 필요할 때 우리 집에 홈파티를 열어서 초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건 참 고마운 일인 거 같다.


사람때문에 많이 상처받고 내 눈에 눈물낸 사람 피눈물 낼 거라고 복수심으로 살고,

힘든일은 참 많았는데 위로될 일은 솔직히 그만큼 많지 않았다. 근데 그 작은 위로들이 나를 살게 했고, 내가 틀렸나 하고 의심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3-1. 언젠가 SJ가 30억이 있으면 나에게 뭘 할거냐고 물었고,

난 고민하다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중국의 선전, 프랑스의 스테이션 F 같은 데를 찾아다니면서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해주겠다고 답했다. 이제까지 바닥부터 시작하며 성격이 뒤틀렸던 적도 포기하고 싶은적도 많았는데 결국 내가 여기올 수 있었던 건 알아봐주고 믿어줬던 사람들이 있어서 였고 그래서 나도 기회에 목말라있는 사람들을 믿어주고 싶기 때문이었다.


뭔가 나라는 사람에게 좋은, 유익한 자원들을 채워 넣게끔 내 옆에 있어준 사람들이 없었더라면

난 그런 기특한 말 따윈 할 수 없었을 거다.



4. 어느날 문득 내가 당신에게 연락했을때, 놀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당신도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잘들 살아 있어요, 보고싶어질 것 같으니까.


2020.02.16 일요일,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서간>


작가의 이전글 요새 아무런 생각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