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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Mar 19. 2020

팬데믹보다 심각한건 가난이다

코로나 발병 4개월 후기

1. 솔직하게 말해서 팬데믹 선언까지 갈 줄 몰랐다. 대한민국의 질병관리본부 수준이나 나노 소재 제조업은 최초 발병 시기의 불안마케팅보다 탄탄하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어느정도 그랬으니. 봄이 오기 전에 잡혀서 정부 추가경정예산으로 턴오버할 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던 것 같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퍼졌고 작년 11월 최초 발병 이후 3,4개월이 지나자 경제 위기라는 후폭풍이 슬슬 몰아닥쳤다.



2. 자영업 매출이 줄어든 건 당연한 이야기고 주위의 취준생 친구들은 안그래도 얼어붙은 취업시장에서 더 기회를 찾기 힘들어졌다. 팬데믹 뿐만 아니라 경제 침체라는 안개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는 것 같다.


이 시국에 굳이 출근을 시키냐고 바깥외출이 무섭다고 하는 회사원들이 있는데 내가 볼때 이 경제 위기에 할 일이 있고 돈벌어올 일이 있는 회사들은 그래도 양반이다.

멀티플렉스나 테마파크 직원들은 직급과 관계없이 무급휴가를 장려받는가 하면 임원들은 월급이 전원 동결됬다. 주위 영업사원들은 예정되어있던 미팅이 줄줄이 깨지고 프리랜서 친구들은 반강제로 백수가 됬다.  



3. 늘 모험하는 삶을 추구했던 난데 경기를 안타는 비즈니스의 장점은 처음 깨달았다.

인생에서 재무적 안정성이 중요한 건 알았지만..

덧붙여서 위기상황에도 일이 돌아가게 하는 튼튼한 프로세스라던가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두어야 하는 필요성도 지금처럼 절감해본 적은 딱히 없었다.


3-1. 작년 12월부터 1,2월 끊임없이 달려서 3월에 좀 지쳐있기도 했고 재택근무 하면서 덩달아 나이브해지기도 했다. 축 쳐져있다가 오늘 오전 깜짝 사건이 발생했고 뭔가 코로나바이러스로 내 삶에 직접적인 변화가 생기니까 정신이 번쩍 든다.


사실 정신이 들었다고 해도 지금 최적의 수는 잠시 납작 엎드려서 내 자리부터 지키는 거겠지만.



4. 팬데믹보다 심각한건 가난이다.

팬데믹이 잡히더라도 다시 항공운수 산업과 전 산업 군이 제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거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아무리 질병이 통제되었다고 발표가 되도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던 불안이 바로 사그라들지 않기 때문이다.


4-1. 위기를 겪었던 기억은 큰 감정의 상흔을 남긴다. 사회진출하고 치열하게 살다가 1년만에 좀 적응해서 여유를 가져보려고 하니까 코로나 사태가 일어난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

언제든 직장에서 내 필요성에 대한 위협이나 질문을 할 수 있고 내가 생각했던 여유라는게 그저 안일한 자세였다라는 걸 다시 한번 크게 깨달은 게 앞날에 엄청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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