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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미국 기업의 CEO들에게는 채용시 '웨이터 룰' 이라는 게 있다.
'웨이터 룰'이란 웨이터를 대하는 태도에 근거해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상당수의 CEO들이 음식점 종업원에게 거칠게 대하는 사람은 사업 파트너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약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은 굉장히 필요하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은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은 카테고리다. 극진상 및 꼰대, 아래 직급 사람에게 무의식적으로 신분 아랫사람 대하듯이 하는 사람도 포함한다.
다만 이 사실도 알았으면 좋겠다 - 약자는 비단 웨이터 뿐만이 아니다.
1. 무슨이야기냐면 본인이 '만만한 사람' '내가 막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정의한 사람들에게 어떤 본성이 나오는지 봐야한다.
그 '만만한 사람' 의 풀이 웨이터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뭐 애초에 정말 좋은 사람은 그런 풀을 정의하지 않았을 테지만.
요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만만하게 생각하는 사람' '껄끄러운 사람' 같은 특수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한다는 이야기. 그건 단순히 웨이터에게의 태도만으로는 다 알수 없다.
내가 막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 사람은
회사에서 실적이 나보다 낮은 사람일수도 있고, 직급이 낮은 사람일수도 있고, 내가 괴롭힌다고 해서 걔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나의 인사고과에 전혀영향을 안미칠 사람일 수도 있다.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사람일 수도.
2. 그런 생각이 드니까 난 약자에게 끔찍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내가 정의했던 약자는 일을 빠딱빠딱 못하는 사람이었다.
업무 강도가 높고 학업적/직업적 생존을 위협받으며 계속해서 경쟁하는 삶을 16살부터 살았다. 그 가혹한 경쟁 속에서 내가 살아남는 방법은 남에게 밟히기 전에 내가 밟아버리는 것이었구나. 잘하지 못하면 주목받지 못하던 외고 생활, 노력해봤자 뛰어나지 못하면 수상하지 못하던 공모전, 조금이라도 손이 느리면 바로 소리침이 날아오는 환경 등등에 노출되면서 난 더 가혹해졌다.
죽기보다 지는게 싫었고 늘 팀의 결과물을 책임지며 총대메는 스타일이라 그랬는지 일못하는 사람들을 극도로 혐오했었고 화냈다. 그냥 내가 어울리고 싶은 사람들과 어울리면 됬었는데.
뭔가 지금은 타인을 포용할 여유가 되는 상황이라 이런 죄책감을 느끼는 건지,
나이가 차서 조금은 현명해진건지 모르겠다.
2-1. 물론 뭐 옆에 있는 답답이 때문에 나의 실적이나 업무에 영향을 받는다면 선을 잘 긋어야겠지만, 사실 인간적으로 미워할 필요는 없었는데. 뭐 그때는 일이 내 삶의 전부였으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3. 더 끔찍한 건 난 노년계층, 웨이터, 국제 기아, 다문화가정 이런 분들한테는 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존중으로 대하니까 난 의식수준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던 거다.
무의식적으로 난 그들이 아닌 일을 못하는 사람을 마땅히 미워해도 될 사람이라고 정의했었던 거지. 그러고 보면 난 약자에게 끔찍한 사람이었던 거다.
그런 나쁜 태도를 버리게 된 건 서투른 사람에게 가혹해지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안좋았기 때문에. 내가 새로운 것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스스로의 실패를 좀 용납하고 싶었는데 밖으로도 가혹했고 나 안으로는 더 가혹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잘하지 못했을 때 그 누구보다 내가 나 자신을 갉아먹었었다. 나 자신에게의 용서와 타인에게의 용서를 어느정도 마친 지금은 훨씬 괜찮게 새로운 필드에서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4. "진짜 인성은 차장부터지."
얼마전에 Kaitlyn 언니 호롤리에게 이야기했던 Black joke.
신입이 애초에 안 착할수가 있나? 눈치볼사람이 태반인데.
마찬가지로 나를 고용해줄 사람 앞에서 베스트만 보여줄수밖에 없는 거다.
웨이터 룰, 듣고 나서 난 그래도 웨이터에게 친절하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하셨나요?
당신의 약자는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