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네일 출처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학교다니면서 항상 신기했던게 내가 본받고 싶었던 성장에 목말라하던 선배들이 졸업하고 너무 변하더라. 오히려 성장에 목말랐을 수록 더 변했던거 같은데 크게 다음 3가지로 진화했다 ->
1) 결혼 잘하고 싶다 / 2) 인생 다 의미 없어 / 3) 재태크의 아이콘이 됨
그런걸 보면서 난 계속해서 성장 모멘텀을 지켜가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음. 은지네 졸업전시회 갔을때 그 학교 선배였던 연예인 장도연이 "여러분 졸업 전시 고생 많으셨어요. 많이 힘드셨죠? 근데 사회 나오면 더힘들어요" 라고 하는걸 보면서 예전에 웃었었다. 사실 난 학생때 너무 힘들었어가지고 문제의 경중과 별개로 체감만 따지자면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학생때보단 덜힘들다. 앞으로 살면서도 그럴 것 같다.
아무튼 선배들이 사회진출하면서 변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는데
돌아보면 요새 나도 확실히 좀 변한것 같음..ㅎ 아래 리스트 보고 공감가시는 동지분들 있으시면 연락해서 알려주세요 오랜만에 술이나 마십시다.
1. 자주 쓰는 폰트는 맑은 고딕 (또는 회사 폰트)
- 나름 광고공모전 나가서 상도 타고 PPT 예쁘게 만들기로 학교에서 소문났던 나 자신은 사라짐. 디자인은 먹는 건가요..? 회사에서도 그냥 노션 문서로 요점만 적어서 빨리 공유 or 자료를 만들어야되면 표나 내용을 눈에 들어오게만 만들면 되서 맑은 고딕의 사용 비율이 높아진다.
2. 가족모임을 돈으로 해결
- 이거야말로 돈을 버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설 추석 가족모임 등등을 못가게되면 별별 소리 다듣는데 용돈드리면 칭찬을 많이 듣습니다.
3. 연플리 보면서 엄마미소 짓고있음 + 아 좋겠다 는 덤
- 예전에는 연플리가 내 이야기 내 주위 이야긴것 같고 공감갔는데 요샌 왜이렇게 옛날 이야기같냐...
그 풋풋한 연애는 그나이때만 할수 있는 거겠지ㅠ 부럽네요 후배 여러분 빨리 제몫까지 연애하세요!!!
4. 삶의 질이 중요 해짐
- 그때그때 운동화 세탁하고 치과 주기적으로 가고 주말마다 집청소 같은 것들이 내 컨디션에 중요해짐.
그리고 컨디션을 맞춰주는 템들을 자꾸 산다. 목욕가운과 바디럽 퓨어썸 필터 샤워기와 무로 스파배스는 사랑입니다.. 독립 하거나 자취하시는 분들 꼭 사세요. 이 세가지 템의 존재를 몰랐다가 사시는 분들은 신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5. 술이 맛있음
- 인생의 애환을 술에 담아 마시면 원래 맛있는데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맛있어집니다 이건 과학입니다.
주위 친구들이 이제 학생때처럼 죽자고 마시진 못한다고 하는데 가만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애들 그냥 많이 마신다. 혼술도 혼술이고, 일하며서 마시거나, 편한사람들끼리 즐기면서 마시면 사실 그 총량은 예전이랑 거의 비슷함. 오히려 많은 거 같기도..
6. 현타올때 "이정도는 벌잖아"라고 말하며 비싼걸 지름
- 후 근데 실은 그렇게 많이 버는 거도 아님..
7. 납기는 생명 품질은 자존심 -> 이제 자존심 따위는 버리고 생명 지키기 급급함
- 가끔씩은 생명도 못지키는 듯 ㅠ
8. 자꾸 삶의 의미를 잃음 (중요 ★)
- 이거 중요합니다. 솔직히 근로소득으로 부자되기 어렵고 한국의 기업문화/기업 구조는 문제가 많은게 맞습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사람이 그만큼 대접받고, 보상 받고, 그 사람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환경을 다 제공 받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현실에 제약이 많고 우린 앞으로도 살면서 안타까움 느낄때가 많을 겁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삶의 의미를 잃을 때 또는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때 대처를 잘 해야됩니다.
제가 생각했을때 커리어의 장기적인 성공은
지금 당장 연봉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이런 의미를 고민하게되는 순간들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의 선택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결정적인 요인들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때 취미 활동으로 인생의 또다른 활력소를 만들 수도 있고, 소비의 늪에 빠질 수도 있고, 어떻게든 덜멍청해져보겠다고 스터디 모임을 할수도 있으며 주저앉아 안주할 수도 있습니다.
삶이 의미없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렇다고 너무 Dramatize 할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이제까지 나의 가치들을 한번더 재고해보게 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저도 하루에 몇번씩 잃어요..
9. 그때나 지금이나 답이 없음
- 학생때 진짜 답이 없는 것 같은데 사회 나와보니까 실제로 답이 없습니다.
그냥 내가 만들어나가야 됨.
10. 인생의 악과 적절히 잘 살게 됨 + 화도 안남
-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편인데 살다보면 솔직히 그렇게 안될 때도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어떻게 저럴수가 있죠? 하고 화냈던 것들에 대해 이젠 다 그런가보다 하게 됬다.
뭔가 타협하는 내가 싫지만.. 어쩌겠어..
세상에 문제는 많고 그 중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에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 진화한 것 같다. 물론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그런 문제가 산재할 경우 따지고만 앉아있기보다는 하나 하나 풀어가는 게 때론 유일한 방법일 수도.
+ 물론 이건 아주 위험한 변화일 수 있다. 내 문제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이들이 내 도움이 필요할때 언제든지 같이 Speak up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건 항상 견지하고 있어야 한다.
11. 자산관리가 애들과 대화 주제에 꼭 들어감
- 이걸 솔직하게 친구와 공유하는 걸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게 많이 된다고 생각함.
어차피 우리는 진짜 친구고 연봉 수준과 상관 없이 길게 보면 다 성공할 사람들! 그리고 경제적 능력과 관련없이 솔직하게 각자의 입장과 어떤 액션을 하는 지를 들어 놓으면 오히려 비교해봤을때 난 어떻게 해야겠다 각이 떨어져 나오는 경우도 많다. 집단지성은 위대하다..!
12. 30대 언니오빠들이랑 노는게 제일 재밌음
- 이건 약간 개인적인 변화. 원래 학생때도 언니오빠들이랑 노는게 재밌었다.
근데 요새 30대 언니오빠들을 만나면 친구처럼 잘 지낼수 있는 것고 별개로,
아직 20대 시행착오도 많이하고 모든게 서툰것 같은 사회초년생 나와 달리 여유도 있어보이고 진짜 어른 여자남자같아서 멋지다 ㅎㅎ! 그리고 가장 최근 내가 했던 고민을 해봤던 사람들이기도 하고 언니오빠들이랑 있으면 내가 막내둥이가 되는 얼마 안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