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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ul 01. 2021

제일 중요한건 나자신과의 관계다

0. 많이 잤다. 마치 지독한 감기에 걸린 사람인 것처럼.

몸과 마음의 아픔은 같다고 하던가. 몇년 전 독감에 걸려서 일주일을 먹고 자고 약먹고만 하던 때가 생각이 났다.나도 진작에 일주일에서 이주일을 먹고 자고 약먹고만했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1. 어찌저찌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 느낀 감정은 아득함이었다.

이런 고비를 넘고 또 넘는 것이 삶이라면, 이번에는 운좋게 버텨냈지만 다음번에도 해야하나 라는 그런 아득함.


비록 지쳐있었지만 그 모든 풍파를 거친 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서 현재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하는 것이 좋았다. 비록 미숙하고 실수가 일부  있었을 지언정 모두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나 자신에게 떳떳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2. 한솔선배는 내가 또 분위기가 바뀌어 더 어른스러워 졌다고 했다. 확실히 2019년과 2020년의 나도 발전했지만 2021년 지난 6개월은 정말 그 직전 2년의 변화를 합쳐놓은것보다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되어지고 균형잡혀 진 것 같다.


3.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었고 떨어져 나갔다. 나아가려면 그 속도에 맞지 않는 것들은 항상 떨어져 나가고, 값진 레슨은 늘 그렇듯 비싸다.


남들보다 빠르게 나아가는 나는 친했던 사람들과 갑자기 찣어졌던 적이 많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팠다.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갈기갈기 찢어놓았는가 돌아보았는데 사실 그건 우리의 이슈라기 보다는 각자의 이슈인 경우가 많다. 결국 자기 자신의 돌봄이 내 주위사람의 인연까지 이어지는 것이었다. 그저, 지나간 사람들이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보고싶은데 만나고 싶지는 않다고. 언젠가우리가 더욱 성숙해져서 만나는 날이 아니면 만나고 싶지 않았다.


4. 나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세상이 바빠서라기보단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은 실은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라서 그렇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에서 오는 행복은 실은 마음의 부지런함을 갖춘 사람만이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얻을 수 있다. 불행한 사람은 사실 불행에서 오는 "안정된 불행"에 익숙해져 있다. 의지와 투쟁을 거쳐 행복을 얻으려는 상태보다는 그저 이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니까.


5. 제일 중요한 건 나 자신과의 관계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힘든 순간에도 끈을 놓지 않았던 내가 대견했고 한층 더 나아간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다. 20대 초중반 조절하지 못했던 감정적 불안정함과 망아지처럼 널뛰던 기복을 균형있게 조절하게 된 것 같다. 사람은 연애에서, 인간관계에서, 삶과의 관계맺음에서 실은 타자와 관계를 맺는다고 느끼지만 그 모든순간은 사실 나다. 나에게의 떳떳함과 마음자세가 타자에게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건 나 자신과의 관계다. 지금 내가 나 자신을 이전보다 긍정하게 된 만큼 세상도 긍정하게 되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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