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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Sep 02. 2018

Dancing on the edge

오랜만에 새벽 감성글

0. 요 몇주 나답지 않게 슬럼프가 왔다. 강해보이고 실제로도 강하지만 window of life 에서 한번 더 진검승부를 하고 또다시 처절하게 실패하게 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었나보다.

1. Dancing on the edge는 민지하고 컬러링을 하다가 문득 생각난 문구인데 이제 내 좌우명이 됬다.

칼날위에서 춤을, 살면서 수없이 마주할 엿같고 불리해 보이는 상황을 재치넘치는 플라밍코로 소화하기를.


2. 지난 9년을 돌아보는데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재수 후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서비스업 하면서 전문대 졸업반이던 언니들, 학자금 대출을 스스로 갚던 친구, 그럴 필요가 없던 친구, 아프리카에서 건너와 한국인이지만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던 친구나, 주어진 편리한 환경을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던 사람들, 대기업 취준을 하는 동기들, 대기업을 나와서 창업을 하는 사람들, 방황하는 사람들, 자신의 꿈에 확신이 넘치던 사람들, 돈이 중요했던 사람, 사람이 중요했던 사람....


자연히 나 자신과 다양한 사람들을 비교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러지, 라는 생각도 많이했다. 지난 무수한 시간들을 건너와 내가 내릴 수 있는 제일 현명한 결론은, 칼날 위의 내 삶을 인정하는 것임을 안다.


3. 다시 한번 더 #prankster 의 자세로 담담하게 내 앞의 도전을 마주한다. 직급이나 소속에서는 밀려도, 나 자신의 인사이트에서는 밀리지 않기를. 나이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는 나 자신이기를.

도망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자는 불안하다. 늘 요령없을 정도로 책임졌던 나는 당당해서 불안했다. 원래 인생이 그렇다는 걸 받아들이고 나서, 칼날 위에서 춤을 추자는 자세로 좀 더 제시다워졌다.


4. 그대여 다시 칼날 위에 서라. 잠시 칼날 위에 발을 베이고, 넓고 스포트라이트받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다른 동료와 비교하게 될지라도.


그 아찔함 안에서만 이룰 수 있는 춤사위는 그대만의 특권이자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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