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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Feb 16. 2022

클럽하우스는 안되는데 클하대학교는 잘되는 이유

작년 이맘때 혜성처럼 등장한 클럽하우스

말그대로 혜성이었다. 운좋게 핵인싸 지인을 둔 덕에 2월 초에 클럽하우스 가입을 할수가 있었는데 (당시 클럽하우스 한국유저 2천명 안팎) 프로덕 관련 내로라하는 페북 카톡 슬랙 디스코드 커뮤니티들에서 클럽하우스 초대장을 구하기 위해 난리난리였더랬지.


▼ 포브스가 인정한 인싸앱 클럽하우스. 왜 떴고 클럽하우스 광풍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잘 진단한 글.


한창 일론머스크가 게임스톱 설전하고 클럽하우스 회사 사람들이 Town Hall을 클럽하우스 에서 진행하고 회사외부사람이 손들면 질문받아주기도 하고 그렇게 클럽하우스가 새로운 오디오 플랫폼의 장을 열어가는 듯했으나..


반짝 떠오른 자 반짝하고 떨어졌다. 마크 주커버그, 일론머스크, 그리고 한국 스타트업 및 유수의 힙스터들의 앱은 결국 초대장이 퍼지고 퍼져 더이상 "힙스터들의 앱"이 아니게 되면서 아재앱이 되고 빠르게 MAU는 하락. 초기에 나도 은옥선배가 연 커리어 토크 방에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일본분인데 한국어를 나보다 잘하고 20년동안 이직을 세계에서 해오신 능력자도 만나고 재미있었으나 인기는 빠르게 식었다. 나름 내 주위에서도 페북친구 2000명깨나 후린다는 사람들이 빠르게 클럽하우스 팔로워 2천명을 찍고 삭제하는 등등의 사건도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

-> 스푼과 클럽하우스는 전혀 다르다

어느 정도로 다르냐면 사람이라 눈두개 코 하나인것만 같고 전혀 다른 사람인것과 똑같음

내 주위 스푼 DJ도 있고 해서 스푼도 종종 들어가는데 스푼은 1020 커뮤니티 소통이라면 클럽하우스는 #전문성 #내가이렇게힙하게열심히산다. 그래서 클럽하우스가 대체한건 오히려 브런치.



클럽하우스는 안되는데  클하대학교는 잘될까

-> 힙해지고 싶지만 힘들게 살긴 싫어

제가 지금 살려고 사는건 아닌데 사정상 이태원에 살고 있습니다. 다들 힙하다고 난린데 힙한데 놀러오는거랑 사는거랑 전혀 다른 이야깁니다. 1층에 건물 주인분이하는 주점이 있고 저는 3층에 삽니다. 건물이 오래되서 청소는 자주해야되고 비둘기 쫓아야됩니다. 옆에 창고 문같이 생긴 나무 문을 열고 들어오면 되는데 밤에는 시끄럽고 9시에 끝나지 않냐 하는데 외국인들이 집 앞 편의점에서 4캔 만원 각각 사들고 서서 이야기합니다 갑자기 스탠딩 바가 됩니다. 할로윈때는 제가 전날 술먹고 숙취때문에 집 앞 편의점에 숙취해소제 사러 갔는데 제 옆에 살아있는 말을 타고 오징어게임 옷 입으신 분이 지나갔습니다. 힙하게 사는거 진짜 겁나 힙듭 니다.


일요일에 요새 현대무용 배우는데 보는건 좋은데 잘하게 되기까지 너무 어렵더라고요. 결국 마지막엔 두개의 시퀀스를 해냈지만 초기에 초급반 우리가 헤매니까 무용 선생님은, 취미는 사실 마냥 즐거운게 아니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즐기게 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말 하려고 하시는지 감이 오시나요?


힙하게 사는건 힘듭니다. 어느날 포디움 서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는건 멋진데 실제로 세상 바꾸는 일을 하는건 그냥 개고생입니다. 클럽하우스는 정말 개고생하고 끈기와 노력으로 힙해진 사람들과, 또는 힙한 사람들끼리 interacting 하는게 핵심이었는데, 늘 소비자는 많고 생산자는 적은 법이라 힙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들어왔는데 실제로 힙한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적었던 겁니다. 클럽하우스가 대표적으로 내세울만한 크리에이터를 위한 수익성 구조, 그들을 키우는 구조도 없었고요.



그리고 1년 동안 클하대학교의 꾸준한 성장

모든 클럽하우스 채널이 박살이 나는데 기적같이 1년동안 유지되고 성장해왔던 한국 클럽하우스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클하대학교 입니다.

https://clhauniv.org/


*클하대학교란?

우리 인생에 필요한 넓고 깊은 다양한 주제들을 함께 배우는, 클럽하우스로 진행되는 실시간 오디오 수업. SK바이오투자센터장이신 이동훈 부사장님이 주 Speaker(마스터)로 다양한 수업(금융위기의 역사와 교훈, 넓고 깊은 독서에 관하여, 요즘 겨울학기에서는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 시리즈) 을 진행한다.

보통 총 세시간 정도 걸리고 초반에는 모더레이터 분들이 서로 안부도 묻고 노래도 듣고 하다가 20-30분 정도 지나서 수업 시작, 마지막에는 성장이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클럽하우스 플랫폼에서는 몇명만 말하고 몇백 몇천명 듣기가 쉬운 구조입니다. 그런데 몇명밖에 또는 한명밖에 안되는 메인 스피커들도 사람인지라 혼자서 다 커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간 moderator들이 있는데, 메인 스피커가 교수님이라면 모더레이터들은 조교님 내지는 앞자리 앉아서 대답 잘해주는 학생분들느낌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 오디오 콘텐츠의 낮은 진입장벽 + 실시간

각잡고  영상 틀거없이 클하대학교는 틀기만 하면 됩니다. 클하대학교에서는 육아하다가 들어오는 분도 있고 일하다가 켜서 들으면서 일하시는  분도 있고 저같은 경우는 운동하고 딱 9시에 끝나는데 집에 걸어오는 길이 들으면서 와서 노트북 열고 필기하면서 이어서 듣고  클래스101이나 마스터 클래스는 경건한 마음으로 책상 앉아서 물 한잔 먹고 들어가야되는데 이건 그렇지 않음.

가볍게 들어와서 좋은 내용 듣고 가는데 안올이유가 없지 않나요??


결론은 클하대학교 입학하세요

수요일밤 9시 클럽하우스에서 클하대학교 검색하시면 바로 나와요 ㅎㅎ


그리고 이게 진짜 실시간이라 하게 됩니다. 저는 회사 일정때문에 한번 수업 못들어서 리플레이로 들었는데 실시간으로 안들으니까 되감기하면되겠지 해서 열심히 안듣고, 현장에서 질문도 하고 소통도 하고 이런 느낌이 없으니까 집중도 안됩니다. 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들으신 분 다들 종강 하루 전에 몰아들으신 경험이 있다면 왠만하면 제때 듣는걸.. 추천드립니다. 바쁜 와중에 모였다는 동질감과 소속감도 스마트폰을 건너서 느껴집니다.


-> 최고의 컨텐츠와 탄탄한 운영 시스템

밀레니얼 뉴스레터 뉴닉의 브랜딩 슬로건은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궁금하냐!" 입니다. 젊은 얘들 뉴스안본다고 뭐라 하는데 우리도 뉴스 보고싶습니다. 맨날 야근하느라 시간 없고 그 오래된 포맷이 우리 입맛에 안맞아서 그렇지.. 그걸 파고든게 뉴닉입니다.


클하대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양질의 컨텐츠와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사는 한국사람들이 모여서 성공적인 채널을 만들어 낸 겁니다. 어디서도 배우지 못했던 세상을 읽어내는 법을 식견 넓은 마스터와, 열정 넘치는 모더레이터와 함께하는 공간을 찾고자 하는 니즈를 마음 속에 품었던 분이 많았던 거죠.


패스트캠퍼스 강의듣고 실망했다는 피드백을 종종 듣습니다. 패캠을 까는게 아니고 요새는 자신의 기술이나 지식이 있으면 일단 PR 하고 그 주 채널이 패캠인데, 비용을 지불하고 듣는 사람들의 기대치와 전달되는 지식의 충돌이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자극적인 TV 예능 프로 사이에서 알쓸신잡이 잘된 이유가 있습니다. 한방치기 야매 팁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깊고 넓은 시각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겁니다. 역시 세상은 아직살만하네요

이번 2022 겨울학기는 <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것인가> 라는 주제도서를 중심으로 시리즈로 구성되어서 더 탄탄하기도 하고, 도서와 연계하기도 하고 도서 북토크도 있고 이동훈 부사장님의 세바시 영상으로 spin off도 많이 생겨서 다방면으로 클하대학교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늘어난것도 성공요인이겠네요. 경제적 자유, 투자라는 주제가 요즘 세대를 막론하고 가장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하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R3kW7HfrGB4


-> 제시와 클하대학교

사실..  작년부터 주위사람들이 클하대학교 들어라는 이야기 들어서 몇번 들어갔는데 꾸준히 듣지는 못했다. 올해 2022 겨울학기 부터  꾸준히 듣기 시작함! 클하대학교에서는 진행되는 오디오 강의 외에도 산업스터디로 따로 조를 꾸려서 공부하는 모임도 있는데 이건 변명이 아니고 바빠서 신청하는 날짜를 놓쳐버렸다..ㅠ IT 업계에서 일하면서 공부도하면서 운동도 하고 가족도 챙기는 우리들... 힘내요ㅠㅠ IT에서 일하지 말았어야 했나 살다보면 바쁘다는게 핑계가 아니고 진짜 바쁠때도 있다. 실제로 퇴근하고 후다닥 살겠다고 2시간 운동하고 9시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가서 수업듣고 클하대학교 11시 20분정도에 끝나면 끝나고 회사에서 다 못한 일 집에서 함..ㅠ 산업스터디 하고싶었는데.. 내가 그 시간 낼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조별  공부하는데 내가 민폐될거같기도 했어서 우선 이번엔 패스. 혹시 이 글을 읽고있는데 저처럼 산업스터디 하고싶었는데 놓쳤거나 망설이다 못한 분 있으면 우리끼리 자율적으로 할까요? ㅎㅎ 연락주세요


그리고 저는 모더레이터 분들이 잘 작성해주신 강의안도 좋은데 강의듣다보면 적어야될게 많아서 이렇게 노션으로 강의노트를 적고 있습니다.


예습복습은 어렵지만 지하철 타면서 집가는길에 다시듣기는 할수있습니다.

사실 이 내용들이 하루 2시간 듣고 다 이해되기에는 ... 부사장님이 설명을 잘해주셔서 들을 땐 다 알겠는데 내가 다시 보면 모르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복습이 좀 필요한데 그건 퇴근길에 30분씩 끊어듣거나 이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강의 강의안은 요기 에서 볼수있는데 왜인지 2022 겨울 학기 강의안이 요새 안올라오더라고요..? 클하대학교 운영진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복습이 하고싶어요ㅠ



아무튼 그래서 왜 클하대학교는 잘될까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탄탄한 커뮤니티로 건강한 "힙" 소통의 장을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산업스터디 리더들이 모인 모더레이터, 그 산업스터디 조원들도 매주 모이는것 같고, 이동훈 부사장님이 하는 세바시 강의도 1열에서 앉아서 듣고, 꼭 그거 아니더라도 수업이라도 들으려는 사람들 없는시간 만들어서 들어오고. 이번 겨울학기는 첫 강의에서 1000명 넘게 들어오고 매주 250~280분정도 들어오는데 솔직히 요즘같은 다多 플랫폼 숏폼 콘텐츠 시대에 3시간 내내 280명이 열심히 듣는 실시간 오디오 콘텐츠가 어딨습니까.


그리고 요새 느낀 건데 IT, 스타트업, 힙스터, 클럽하우스의 주요 사용층들의 용어나 세계관은 엄청 진입장벽이 높고 특수한 시장입니다. 어디 음악대 교수님이 들어오기 힘든 세상입니다. 기술 영업하는 입장에서 기술이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야하는데 왜 기술이 사람들을 소외시키는지 다같이 좋은 결과를 고민하는 매개가 되지 못하는지 고민이 될때가 많습니다. 우리끼리 재밌는 이야기 하는 게 클럽하우스 장이라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이 세계에 관심가질 수 있는 정도의 openness 는 있어야 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래야 우리가 더 힙해보이고 우리 영향력이 더 뻗어나가잖아요.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더 나은 나 자신을 고민하고, 유튜브 처럼 막 몇백만 뷰 터지지는 않아도 꾸준히 같은 시간에 모여서 한발짝씩 나아가는 성장을 고민하는, 가장 클럽하우스 다운 장이 클하대학교를 통해 열린 거죠. 쉽게 만들어지기 힘든 기회인데, 다른 분들이 열심히 가꿔놓은 곳에서 저는 강의만 체리 피킹하는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근데 그래도 9시에 맞춰서 들어가는건 힘드네요 아무쪼록 올해 포기하지 않고 클하대학교와 성장하는 나날이길 바래봅니다. 나 자신아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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