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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Sep 25. 2018

개미와 베짱이 신화를 무너뜨려라

세상 일이란게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다

0. 여기 두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누가 더 바람직해 보이나요?


A: 지방 출신의 고등학교에서 항상 1등만 했던 모범생. 자연스레 서울의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동네에는 플랫카드가 걸렸고 대학에 가서도 장학금을 계속해서 받으며, 부모님으로부터 한달 50만원 용돈을 받으며 하숙집, 학교가 주요 생활 반경입니다. 적당히 친구들과 학교 앞에서 어울립니다. 


B: 한달 소비 금액은 100만원 내외. 부모님께 용돈을 받든 아르바이트를 바짝 하든 자신이 욕망하는 것들에 충실합니다 . 때로는 신용카드비 납부가 밀리기도 하고, 학생이지만 사고싶은 뷰티 제품, 패션 제품은 거의 삽니다. 무리를 해서라도 방학마다 해외 여행을 갑니다.



1. 다른 질문을 하겠습니다.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자극해 상품을 더 잘 판매할 사람은 둘 중 누구일까요?



2. 2016년은 나에게 아픈 시기였다.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내 가치관을 깨뜨렸던 시기였기 때문에.

J언니는 럭셔리 호텔도 가봐야 한다고 했다. 확실히 나는 말레이시아 럭셔리 호텔에서 숙박하고 수상스포츠를 시작하며 진짜 보는게 달라짐을 느꼈다.


잠실 롯데타워 레스토랑에서는 누가 100유로를 주고 코스 요리를 먹을까.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뭘 입고 오고, 그들의 관심사는 뭘까. 다 해봐야한다. 

그래야 관련 분야에서 창업을 하든 서비스를 기획하든, 왜 이런게 있고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알아야 더 넓고 깊은 사람이 될 수 있다. 


2-1. 여유로운 친구들이랑 다니는게 처음에는 자격지심 때문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나도 솔직히 그렇게 세련되게 사는게 좋다. 확실히 그들 때문에 열린 것들이 있었다. 소비와 생산의 구조의 이해, 어떤 제품을 누군가는 어떻게 소비하고, 왜 사는지. 



3. 그리고 제발 돈부터 벌자.


후배들을 상담해주면서 "언니 저는 돈에는 그렇게 상관 안해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는 니 용돈을 다 벌어본적은 있니, 라고 묻는다.

살면서 용돈 말고 숙박비 공과금 병원비 경조사비가 다 들어간단다. 나는 지난 몇 년간 용돈이라는 일부를 다 벌어내는 것도 벅차고 그게 내 인생의 경제 감각을 참 많이 키워 줬으니.


인간적 가치를 깨닫고, 내 꿈을 펼치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내 아이디어로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자 하는 야심찬 바람. 좋은데. 나도 그런 바람이 있는 사람과 있는게 즐거운데. 그렇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기반부터 튼튼히 닦아 놓자. 집에서 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해야 한다.


3-1. 물론 돈이 다가 아니고, 돈만 있고 수박겉핣기로 살아가는 인생은 그것대로 얄팍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거꾸로 생각해 보라는 것. 


세상에서 의미있는 충돌을 겪으려면 경험이 필요하고, 경험은 결국 지갑에서 나온다.

그래서 잔인한 말이지만 경험 위주의 사회에서는 지갑의 두께가 경험의 깊이와 어느정도 비례한다.



4. 개미와 베짱이 신화를 무너뜨려라. 세상 일이라는 게 그렇게 단순한게 아니다.

엄마 말 잘듣고 공부 열심히 하면 모든게 다 해결되는 그딴 논리는 다 쓰레기통에 처박아라.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논리다. 


4-1. 사람이 얼마나 웃기냐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인류 이만 년 역사 상 일하는 자가 자본을 축적한 적이 있었던가. 


노력은 필요하지만 방향성이 엇나간 노력은 삽질이다. 구조를 이해하고 열심히 해야 된다.

다 때가 있고 때를 잘 맞춰야 되는데, 나를 돌아보면 삽질 참 많이 했다.



5.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배드 티처 Bad teacher> (2011) 다. 

https://www.imdb.com/title/tt1284575/


영화의 카메론 디아즈는 불량 선생님이다. 돈 많은 약혼자와 결혼해 팔자를 고치려다 실패하고, 학생들에게는 허구한 날 영화를 틀어준다. 성형 수술할 돈을 모으기 위해 자선 행사에 노골적인 의상을 입고 가고, 최우등 반 상금을 받기 위해 수능 시험 답안지를 훔친다.


권선징악 신화에 따르면 모범생 선생 AMY가 매력적인 체육 선생님도, 우등반 상금도 다 가져야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렇지 않다.


결국 수능 시험지를 훔친 범죄도 얼렁뚱땅 넘기고, 체육 선생님도 카메론 디아즈의 차지가 된다.


안 보신 분 꼭 보세요 (사진 출저 =cinematerial.com)


나는 이 영화에서 카메론 디아즈가 너무 예쁘고 + 권선징악 논리를 보기 좋게 차버리는 영화라서 좋아한다.


그리고 거꾸로 본 관점에서 필요한 말을 해준다. 


센스없이 짝사랑 여학생에게 고백했다 새가 된 자기 반 학생에게 카메론 디아즈는 자신의 브래지어를 벗어 주고 성 관계에 판타지를 가진 10대 청소년들 사이 영웅으로 만들어 준다.

선생님에게 잘보이려 하는 영악한 새침데기 학생에게는 "인생 그렇게 살고 싶은거야?"라고 일침을 날려주기도 한다.



6. 가진게 없는 젊은 세대는, 우린 좀 더 카메론 디아즈처럼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세상 일이라는게 다 권선징악 구조로 돌아가는게 아니다. 도대체 누가 정한 선이고, 누가 정한 악이라는 건지.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고, 밤에 손톱을 깎아도 잘못되는 건 없다.


나를 둘러싼 이유 없는 룰은 깨뜨리고 더 나은 이유의 룰로 바꿔라.

이유가 있으면 쿨하게 받아들이면 된다. 

그것이 청춘의 특권이자 자질이다.


지금 당신이 깨뜨려야 할 것은 개미와 베짱이 신화.

그리고 지켜야 할 것은 스스로 세상을 정의하고 정진하는 자질이다.



++ "어른들 말을 안 듣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생겨야 해요" (라디오스타 530회, 배철수 DJ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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