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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Mar 21. 2023

3월 미국: 내가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 (2) 제제

시장의 크기와 인플레이션

*이 글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커피챗, 사적인 대화, 경험에 기반합니다. 제가 속한 회사, 단체, 공식일정과는 그 어떤 연관성도 없음을 밝힙니다. 그리고 구성 역시 2주간의 미국 일정 중 시간 순서가 아닌 비슷한 느낀 점을 주었던 분들의 대화를 엮어서 구성했기에 시리즈에 나오는 사람들을 순차적인 만난 것도 아닙니다.


3월, 미국 시리즈 (내가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

(1) 제롬 / 아, 왜 이래서 미국오는지 알겠다

https://brunch.co.kr/@jessietheace/543


SEA 공항 라운지에서 제제를 만났습니다. 제제는 국내에서 이름을 말하면 다들 아는 디지털 네이티브 IT 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5년차 에듀테크 스타트업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딱히 이렇게까지 친해질줄 몰랐는데 일하면서도 보고 힘들면 괜히 의지가 되서 통화도 하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2살 제제를 처음 만났던 제시는 나이 서른넘어서 미국 공항에서 제제를 만날 만큼 친해질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애틀 공항 너무 넓어서 어디로 오냐는 거냐고 땡깡부릴만큼 친해질줄도 몰랐습니다. 놀랍게도 제제가 참아 줌


시장의 크기 그리고 전문성

지난 글에서 제롬과 점심을 먹으며 스탠다드로 일하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장개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유전자가 부럽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제제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분야의 전문성은 어쩔수 없이 시장의 크기를 따라온다는 겁니다. 시장이 커야 돈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고, 그리고 그 군집이 다시 돈과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전문적이고 특수한 산업군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기 때문에 발전을 할수가 있죠, 그게 또 관행이 되고 발전을 하며 시간과 함께 쌓여 그 시장의 건강함과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을 이루는 자본이 됩니다.


한국에서 예를들어 글쓰기 시장규모가 10이다 하면 미국에서 1000이라고 합시다. 자동차 시장 규모는 시장 자체가 크니까 한국에서도 1000이고 미국에서도 7000이다, 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당연히 자동차 시장이 잘되고 한국에서도 잘됩니다. 수출하면되고 국내 내수시장에서도 1천이나 되니까요. 뭐.. 미국 그 큰 내수시장에서 1천은 그렇게 크지 않을수 있으나 어찌되었긴 1천이기 때문에 발전을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10만큼의 글쓰기 시장은 커지기 어렵죠. "시장"은 거기서 먹고 살수 있어야됩니다.


제제는 창업과 스타트업 문화, 스타트업과 VC 펀딩, VC를 비롯한 에코시스템을 통한 협력사별 성장과 각 industrty vertical 별의 전문성있는 지원같은 것들이 부럽다고 했습니다. 시장이 크니까 그런것도 되는 거겠죠. 한국 전체 스타트업 규모를 고려했을때 양질의 VC들이 많은 편이고 아직도 훌륭하신 분들이 한국의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시장의 크기가 태생적으로 GDP가 작은건 어쩔수 없습니다. 예를들어 아이돌산업이다 하면 한국의 틴에이저보다 미국의 틴에이저가 많을거잖아요.


얼마전 미국 틱톡커의 한국살이와 미국살이의 가장 큰 Theme의 차이가, 한국은 "convenience(편리함)"이고 미국은 "vastness(광대함)" 으로 비교를 했습니다. 한국 편하죠. 세상어떤나라가 밤 11시에 주문하면 새벽배송으로 마켓컬리가 갖다주고 쿠팡이갖다줍니까. 편의점은 5분거리마다 있고 올리브영은 10분거리마다 있고 카페는 요새는 한 1분 거리마다 있는거 같네요. 심지어 콘센트도 좌석마다 꽂을수있고. 서비스 레벨에 대한 바가 높은 나라임은 확실합니다. 그만한 강점도 있을 거고요.


다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고, 나아가고 싶고, 국가별 문화권 차이를 크게 타지 않는 직업군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미국 출장을 저는 추천합니다. 바깥세상에 나오니 내가 이만큼 할게 많고 만날수있는 사람이 많구나! 를 느낀 경험이었어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미국에만 2주 있었던 저와 달리 제제는 예비 투자자도 만나고 다른 VC 들도 돌아보고 멘토링 네트워킹 등등을 하느라 베트남 일본 미국 등등을 돌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제제는 미국에 테크 트렌드도 박람회 돌면서 보고 네트워킹도 할겸 저보다 미국에 자주, 그래도 1년에 한번씩은 오는거 같습니다.


라운지에서 음식을 시키면서 제제는 지난 2주간의 느낀점을 물었고 제 대답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비싸다" 였습니다. 1,2월 달러약세도 끝나고 한참 비싸질때 오기도 왔지만 환율가치를 제하더라도 일반소비재와 음식 가격이 몇년 전 의 가격보다 월등하게 비쌌습니다. 서로 공항 기념품 가게와 선물 가게를 돌면서 조금조금씩 산 것들을 보여주면서 이게 다 얼마다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딱히 별로 산게 없는데 어쩌다 보면 100불 200불을 훌쩍 넘더군요 어쩌면 그냥 우리가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일지도...


아무튼 돌아다니면서 사는 커피 한잔, 필요해서 사는 인공눈물, 뭐 그런 것들이 1불 2불씩만 더 붙어도 내 지갑은 훅훅 얇아지는 걸 다들 아실 겁니다. 아무리 미국 연봉수준이 한국 연봉수준보다 높다지만 이런 환경에서 자녀는 어떻게 키우고 살기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사실 그저 비싸서 놀랐다기 보다는 많이 "비싸져서" 놀랐습니다. 일반 소매점에 들어가면 선반에 가격표가 붙어있거나 상품 자체에 가격표가 붙어있는데 그 가격표가 1,2불정도 오른 가격으로 몇개씩 덧대 붙여져 있거나, 그런데 그 상품포장 상태나 이런걸 봤을때 오랜 재고라서 가격 인상이 반영된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막상 계산하려 해보면 선반 가격보다 1,2불 비싸거나 (Tax, 서비스 fee 제외 상품가격만) 했습니다. 단기간에 그만큼 올랐다는 이야기입니다.


간헐적으로 미국에 오는 제제도 올때마다 높은 폭으로 비싸져서 체감이 된다 했습니다. 거의 한국에서 택시비 오를 정도의 쇼크가 뭘 살때마다 온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코로나 특수 이후로 각국의 저금리와 현금성 복지로 시장에 돈이 얼마나 풀린건지, 제 미국 주식과 ETF를 생각해보면 파월 의장님이 이제는 그만 고정해주셨으면 좋겠지만 이렇게까지 인플레이션이 심할거면 자이언트스텝과 빅스텝을 연달아 때린 작년의 결정이 자동으로 이해가 되더군요. 물론 제 미국주식과 ETF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좀 아픕니다. 살다가 지수연동펀드가 떨어지는 경우는 처음봤습니다.


기축국가의 인플레이션에 각국은 영향을 받아 자국만의 문제와 합쳐져서 난리도 아닌 요즘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작년에 이어 한국에서도 기승을 부렸고 올해 초 KBS에서 오랜만에 정치색에도 흔들리지 않고 동정론으로 끝나지 않는 인플레이션 현실을 고발하는 <침체의 서막> 다큐가 나왔습니다. 좋은 다큐니까 유튜브 1.5배를 하더라도 한번 보는걸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8C7gj8n4Jw


얼마전 연준 공식 발언을 보니까 미국시간 기준 21~22일 FOMC 회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또 금리가 오를거 같던데 아무쪼록 올해는 Ab-noraml 시대에 어떻게 물가위기를 헤쳐나갈지가 성패를 가를거 같습니다. 다들 무에서 유를 창출해야하는 여러분 정신 바짝 차리시고 ... 화이팅입니다.

https://www.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6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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