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찾기까지
나는 학원 강사로서 안정된 수입을 벌고 있었지만 어느날 문득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마치 내 옷이 아닌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공부가 하기 싫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회의감이 자주 들었 다. 좀 더 주체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번역에 관심을 가졌다. 번역은 강사 일보다 확실히 내가 주체가 되었다. 강사 일을 하며 영상 번역과 출판 번역을 배웠다.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밤새워 과제를 해냈다.
번역을 공부하며 얻은 스트레스는 달달한 간식으로 풀었다. 그랬더니 살이 8킬로 가까이 찌고 이석증을 앓았다. 계속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 꾸준히 열심히 해도 잘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잘하는 사람들이 두드러지게 보이자 내가 작게 느껴졌다.
‘난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네’
사실 나는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지만 재미있으면 꾸준히 한다. 비록 속도가 느리더라도 말이다. 지금은 다행히 재미있는 식물 일을 찾았다. 빨리빨리 성장하지는 못하더라도 90세 할머니가 돼서도 식물과 함께 재미나게 사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