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나는 사는 게 대체로 행복한 사람이다. 워낙에 긍정적이고 도전적이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성향이다. 탓할 시간에 노력하자 주의다. 고민할 시간에 저지르자 주의. 살면서 밑바닥을 친 적이 있어서 그런가 '그 일' 이후로 웬만한 일로 멘털이 가나지 않는다. 지금 말하고 싶은 이야기도 멘탈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흠칫 눈물이 나거나 왈칵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오늘은 샤워할 때 그랬다. 마음도 노출돼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물에 다 씻겨져 내려가길 바라는 마음에 힘든 감정도 불쑥 드러내는 것일 수도.
지인이라고 하기에는 가깝게 지내는 한 선생님이 아프다. 뇌수술을 하셨는데 예후가 좋지 않다. 수술 전보다 상태가 더 안 좋다고 한다. 생사에 지장은 없다지만 그게 괜찮을 수는 없다. 자주 보는 사람이 일상에서 잠시 사라진 것일 뿐인데도 언제가 끝인지 알 수 없다. 물에 푹 젖어 묵직한 수건을 가슴에 안고 있는 기분이다.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오늘 샤워하다가 미친 사람처럼 울다가 웃었다. 요란한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억누르면 누를 수 있는 정도의 감정의 요동이다.
호감형 사람이 되는 걸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꼭 겪어야 할 과정이다. 눈치 보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SNS 사용 횟수를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