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관람자

당신은 천사인가요?

by 정글안

이번 개인전에는 전시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만남원데이 식물 클래스를 진행했다. 원데이 식물 클래스에는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았고 작가와의 만남은 한 분이 신청을 해주셨다. 그러면 너무 힘 빠지지 않냐고 누가 감히 물어보지는 않는데 속으로는 궁금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난 전혀 의기소침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아니기 때문이다. 난 유명인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명작을 내 손으로 탄생시키는 사람이 아직은 아니다. 거기다 포토존으로 찍으면 좋을 만한 사진을 작품으로 전시하지도 않는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나는 그렇게 줄을 서서 입장했다는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에 가본 적이 없다. 그러니 내 전시에 지인들조차 오지 않는 게 전혀 섭섭하지 않다. 하지만 와 준 분들에게는 사무치게 고맙다.


오늘은 지인이 아닌 정말 모르는 분이 전시장에 오셨다. 전시회 오픈 초기에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신청해주신 분이었다. 너무 감사했다. 아리따운 여성 분이 오셨는데 전날의 피로가 아직 얼굴에 묻어나 있었지만 시원한 미숫가루 스무디와 빵을 드시면서 조금씩 눈도 맑아지시고 표정도 편안해지셨다. 대형 카페 한쪽 켠에 마련된 전시장으로 안내하며 작품에 대한 설명과 동기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전했다. 진심으로 작품을 감상해주시고 사진도 찍고 또 세심하게 관찰하시는 뒷모습에 무척이나 뿌듯했다.


내가 좋아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식물의 모습을 전시하며 나만 기쁜 줄 알았는데 공감해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니 그 기쁨이 큰 힘이 됐다.

원래 작가와의 만남은 이야기 중심으로 끌어가고 싶었지만 처음 보는 작가와 일대일로 앉아 이야기 나누는 것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식물 수업을 준비했다. 상황을 말씀드리니 얼굴빛이 밝아 지시며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의사를 표하셨다.


마주 앉아 커피와 빵을 나누며 키우는 식물 이야기, 직장 이야기, 식물 창업이야기 등 주제를 넓혀가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식물 심기로 넘어갔다. 내가 준비한 이끼와 식물로 코케다마라고 하는 이끼볼 화분을 만들기로 했다. 식물을 심으며 얼굴빛이 더 밝아지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사실 나는 조금 감동받았다. 작은 배려와 재미를 준비한다고 했는데 그토록 기뻐하시니 마치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아 내 마음도 맑고 쾌청해졌다. 오늘의 아리따운 손님은 식물세밀화 원데이 워크숍까지 신청하셨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식물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기쁨이 내 일의 큰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