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게

내 친구를 보내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

by 정글안

현정아

나 오늘 하루 아주 열심히 살았어. 너무 슬픔에 잠겨 있는 것도 네가 원치 않을 것 같아서. 처음 네 부고를 들었을 때 그저 숨이 턱 막혀 눈물을 삼키려는 기침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터져 나오는 슬픔을 쏟아버리고 나니 네가 하늘에서 나를 보고 있겠다 느껴졌어. 그래도 네 환한 미소가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더라. 네가 식물이랑 꽃 작업실 하고 싶어 했잖아. 내가 멋있다고 부럽다고 했잖아. 사실 나 별로 이룬 것도 없어. 하늘에서 보니 다 보이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어떻게 가리겠어.


그래서 네 몫까지 열심히 살기로 했어.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잘하려고. 정말 의미 있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식물로 잘 풀어서 세상에 내놓으려고. 네가 살아 있을 때는 참 유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보낸 마지막 시간들을 휴대폰 사진첩으로 보니 네가 정말 많이 노력하고 노력한 게 느껴졌어.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네가 강인한 사람이었다는 생각도 들었어. 네가 자랑스러워!


오늘은 천국에서 세 번째 날이구나. 어땠는지 궁금하네. 네가 따뜻하게 편하게 잘 지내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기대가 생겨. 어딜 가든 네가 보고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어디서든 네가 환하게 날 보고 웃어주며 응원하고 있다는 느낌이 생생해.


현정아, 너는 편안하니? 살아 있을 때, 곁에 있을 때 더 자주 물어보면 좋았을 텐데.


네가 준 카드 다시 꺼내봤어.


'안 작가님~

데뷔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또 어떤 안혜진 님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네요.

늘 응원합니다 (하트)


- 현정 -


네 덕분에 이틀 만에 많이 성장한 것 같아. 많이 슬퍼하지 않고 열심히 잘 사는 것으로 보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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