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단상
"너는 그때 거짓말이라도 해야했어!" 울부짖듯 그녀가 말했다.
"아니, 아니야." 내가 그녀의 어깨를 두손으로 감싸듯 잡으며 답했다.
"세상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너한테만은 거짓말을 하기 싫었어. 정말이지...너한테만은 진실되고 싶었어."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 진심이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너에게만은 진심이고 싶었다. 그 모든게..
"웃기지마!"
내 손을 뿌리치며 그녀가 소리쳤다.
"진실이 뭔데?! 니가 뱉은 그 잘난 진실 때문에 나는 상처 받았어." 그녀는 울고 있었다.
"너는 편했겠지. 너 자신을 속이지는 않았으니까. 그런데 나는 아니었어..."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몇 초간 말이 없다가 흐느끼는 투로 말했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도 있잖아. 너는 그때 거짓말이라도 내게 했어야 했어.."
그녀의 코끝으로 눈물이 고여 바닦으로 떨어졌다.
"......... 그...게.."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선의의 거짓말이 될 수 있는지, 그 경계의 모호성 사이에서 나는 방향을 잃고 말았다.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반복재생 한 듯 그녀의 말이 귓 바퀴를 맴돌았다.
'너는 편했겠지.. 니가 뱉은 그 잘난 진실 때문에 나는 상처 받았어..'
'너는 편했겠지... 나는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