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단상] 일요일 밤

월요일을 맞이 하며

by 직딩제스

일요일 밤 11시.

잠들기 전 내일에 대해 잠깐 생각해본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다시 한 주가 시작되고, 출근을 해야 하고 사무실에서 일해야 한다. 그다지 기쁜 일은 아니지만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출근하면 팀장님이 무엇을 시킬까, 어떤 메일들이 와있을까, 무엇을 할까 짧게 생각해본다. 길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내일 하게 될 일이기에 출근해서 해도 늦지 않다.


아침에는 무엇을 입을지 잠깐 생각해 본다. 내일 날씨를 확인한다. 오늘보다 기온이 낮다고 한다. 따뜻한 옷을 입어야겠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입을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보다 두꺼운 것 정도.


알람을 확인한다. 6시 30분으로 맞춰 놓는다. 한 번에 깨지는 못하니 7시에 또 맞춰 놓는다. 그러면 뒤척거리다가 7시 10분에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엊그제 본 건강 관련 TV에서 어떤 전문가가 ‘알람은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다시 자도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알람을 듣고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 더 상쾌하다고 한다.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생각해보니, 아침에 그냥 일어나 지겠지, 그러면 그냥 출근해야지. 하는 마음을 가지고 몇 달째 살았다. 그래도 내가 가고 싶어서 간 회사고, 내가 하고 싶어서 지원한 업무인데 힘들다는 이유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 안일하고 회피하게 대한 것이 사실이다. 그냥 월급 나오면 받아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친구들이랑 술 마시면서 자위했던 것 같다. 직장인의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재미없게 일하고 퇴근해서 거나하게 취하면 그것으로 하루가 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알콜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마음으로 집으로 뚜벅뚜벅 걸어온다. 하루에, 심장이 뛰는 일이 한 번도 없는 날이 많다. 내일 할 것 중에 가슴 설레게 하는 일 하나 없이 그냥 회사에 출근하는 날이 더 많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회사에서 더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매일 생각하고 매일 물어보곤 하지만 딱히 명확한 답은 없다. 답을 내놓지 못한 채 똑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있다. 그렇게 월요일이 시작되고, 금요일을 맞이하고 한 달이 지나가고 시간이 갈 뿐이다.


일요일 밤.

한 주의 마지막은 늘 한 주의 시작을 걱정하며 마무리되어 간다. 내일을 기대하면서, 한 주를 기대하면서 한 주를 마무리할 수는 없을까..

이런저런 잡생각이 드는 일요일 밤이다.

일찍 자야겠다. 덜 피곤한 내일 아침을 위하여..


#직딩잡상 #일요일밤

작가의 이전글[직딩단상] 성찰 (Ref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