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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Dec 04. 2016

광화문에서 단상

직딩단상 | 한국사회

1. 6주 연속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2. 많은 국민들이 광장으로 나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참여 민주주의의 발전이자, 한국 정치의식의 발전이다.  


3. 호칭할 때 '시민 여러분' 보다는 '국민 여러분'이 낫지 않을까. 국민이 시민보다 더 큰 개념이다. 100만은 한 도시의 시민보다 많은 수다.


4. 발언을 들어보면 중고등학생들 의식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 참정권을 주어도 좋을 것 같다. 현 선거권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법안을 추진해보자. 고등학생도 유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게 하자.


5. 가족 동반이 눈에 많이 띈다. 아기도 많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민주주의에 대해 몸소 체험하는 것은 굉장히 의식 있는 자녀 교육이자 좋은 경험이다.


6. 어린이들이 이익과 경쟁에 먼저 눈을 뜨기보다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먼저 참여한다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어린들의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환영한다. 부모들께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혹 시위 참여가 부모님의 타의라서 아이들이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학원 강제로 보내는 것보다 100배 좋은 교육이다.


7. 참여자가 무력을 행사하고 공권력이 폭력을 휘두르는 시위보다는 이런 평화 시위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구속, 연행과 같은 후유증도 적다.


8. 시위 중에는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경찰 버스를 밧줄로 묶어서 흔드는 시위도 있고, (옛날엔) 경찰에게 죽창과 파이프 (더 옛날엔)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9. 경찰은 최루탄, 곤봉, 방패, 군홧발, 물대포를 사용하여 시위하는 국민들을 진압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했다. 공권력은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 공권력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침해했을 때는 진상을 철저히 밝혀서 국가가 배상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왜 경찰은 그 책임자를 가만히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 조직은 과오든 성과든 답습한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국민의 당 은 관련 공권력 행사 법안을 발의하여 경찰의 공권력을 법으로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조직이 권력을 남용하고 법을 지키지 않으면 되겠는가. 그래야 시위에서 사람이 죽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평화적 시위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10. 촛불 시위는 분명 탄핵소추 안을 발의하는 촉진 역할을 한다. #국회의원 님들은 잘 보고 판단하시기 바란다.


11. 탄핵이 가결되고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얼마나 걸릴까. 헌법재판관들은 총 9명인데, 새누리당과 이명박과 박근혜가 추천/임명한 재판관이 6명, 여야 합의로 추천된 사람이 1명이다. 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 1명, 야당이 추천한 사람 1명. 
6대 3이다. 심의 걱정된다. 헌법재판관들이 이명박근혜 편을 들면 어떡하나..


12. 탄핵이 부결되든 가결되든 새누리당을 비롯 부패 권력의 부역자들과 친일파/기득권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 몇몇은 교체되겠지만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친일/부역자들이 줄 곧 기득권을 이루고 있다. 문민정부, 참여정부 민주세력이 집권했을 때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


13. 군사 독재를 찬양하고 반공, 반북, 반민주, 빨갱이 등 색깔 논쟁을 일삼는 국민들이 아직 많다. 이 분들은 여전히 새누리당/기득권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이런 거 생각하면 뼛속까지 답답해진다.


14. 87년 6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후퇴한 것 같다. 이 보다 부패와 비리, 비합리, 비상식적이었던 적이 있던가. 물론 과거에는 국가 폭력, 공권력으로 인한 살인, 고문 등 잔악한 행위가 더 많았지만, 대통령제가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운영되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15. 제왕적 대통령제 제도 자체에 의문이 든다. 이게 맞는 제도인가. 국가가 이렇게 민간에게 농락당할 수 있다는 것은 구조/시스템의 문제가 아닌가. 반면 의원내각제는 어떤가. 시기상조 일 수도 있겠다. 새누리당/기득권을 찍는 어른들이 아직 많으니...


16. 100만이 나오면 100만 가지 시위 방법이 있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아도 뜻이 같으면 그것도 괜찮다. 광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뭐하 할 수는 없다. 다만, "그 나가서 뭐 바뀌겠어?" 이런 회의적인 말은 자제해 주기 바란다. 당신의 투표권은, 참정권은 87년 또 그 이전 수많은 민주주의 국민들이 피와 땀과 노력으로 쟁취한 권리다. 거리에서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일제에 항거한 3.1 운동은 안방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거리에서, 광장에서 역사가 이뤄졌다.


17. 3.1 운동에서부터 제주 4.3 사건(항쟁), 4.19 혁명, 광주 5.18 민주화 운동, 87년 6월 항쟁에 대해 알아두자.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적 순간들이다. 국정교과서의 5.16 군사 정변에 대한 이야기는 무시하자. 혁명이 아니라 정확히 군사 쿠데타다.


18. 이런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 특별한 때에만 국가/정치에 대해서 논하는 게 아니라 연애 기사보다 정치 이야기가 더 생활화되었으면 좋겠다.


19.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요즘 이 문구가 머릿속에서 가장 자주 맴돈다.


20. 우리는 언제 상식이 통하고, 합리적인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


#광화문 에서 #상욱단상


2016년 12월 3일 광화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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