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입짧은 6살 밥 먹이기_메뉴편

by 제인

입 짧은 아이, 단 한번도 배고프단 말을 하지 않은 아이, 맛있는게 없는 아이, 네 그게 바로 저희집 어린이 루크입니다.


루크는 이제 6살. 이유식을 할 때 부터 입이 짧았다. 잘 먹거나 좋아하는 음식이 없었다. 이유식이니 아주 먼 옛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좋아하는 음식 - 그보다는 스스로 먹는 음식이라고는 어린이용 배추김지, 무김치, 나박김치, 콩나물, 김. 이것 뿐이었다. 맨밥에 김을 싸주면 조금 받아 먹는 정도였고, 숟가락은 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한참을 굶겨도 배고프단 소리를 안했고,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개념 조차도 발생하지 않았다. 더 먹고, 덜 먹고가 없었다. 그냥 늘 제대로 먹지를 않는 아이였다. 6살이 되도록 그런 점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지난 5년간 터득한 입짧은 어린이를 먹인 방법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레벨 1. 국수/우동/스파게티

제일 많은 선배들이 준 가르침. 어린이 치고 우동을 먹지 않는 어린이는 없다!

물론 3살 레벨에서 우동은 다소 어렵다. 소면을 삶아 우동 국물에 말아주면 잘 먹는다. 멸치국물은 은근히 비려서 어린아이들이 잘 먹지는 않는다. 변주를 준다면 사골곰탕, 갈비탕에 면사리를 말아서 주면 이건 나름대로 포크질을 하며 입에 넣는 시늉이라도 한다. 가끔 간장국수도 괜찮다.

4살 이상이 되면 우동을 좋아한다. 루크는 우동의 탱글한 식감을 좋아해서 이젠 소면을 안먹는다. 우동을 사기 보다는 쯔유 제품을 항상 두고 희석해서 사용하고, 우동면사리를 풀어 끓여준다. 면만 먹이기에 마음의 죄책감이 든다면 냉동새우로 새우전을 해주거나 치킨너겟을 튀겨서 중간중간 입에 넣어준다.

5살이면 스파게티도 잘 먹는다. 의외로 토마토의 시큼함을 좋아하지 않는 어린이도 많고, 토마토 스파게티를 해주면 포크질 1회당 입닦기 1회를 해줘야하므로 굉장한 불편함이 따른다. 사실 나는 입닦아주고 옷 닦아주다 환장할뻔 하여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를 주로 해준다.

오일파스타 레시피는 매우매우 간단하다. 0)스파게티면을 약 10분 정도 삶는다. 1) 면이 익는 동안 양파를 잘게 다져 충분히 볶는다. 캬라멜라이즈까지 할 필요는 없다. 2)볶은 양파에 소시지or냉동새우or베이컨or전복or오징어or바지락을 넣고 마늘(다진마늘이건 편마늘이건 ok)을 넣고 익혀준다. 3)익은 면을 넣어주고, 면수도 2국자 정도 넣어주고, 연두 한스푼, 소금 약간을 넣어 간을 맞춘다. 4)간을 맞출때 버터를 한숟가락 넣어서 향을 내준다 5) 마지막 접시에 덜어줄때 올리브오일을 조금 더 넣어 마무리.

이렇게 만들어주면 간도 적절하고 양파, 마늘, 버터, 올리브오일의 풍미로 어른이 먹어도 맛있는 오일파스타가 된다. 우리집 루크는 매주말 파스타를 먹는다. 그리고 좋아한다.


레벨 2. 볶음밥

모든 재료를 썰어서 볶아서 볶음밥으로 만든다.

안에 있는 재료를 싫어하면 볶음밥이 안보이게 김을 싸서 입에 넣어준다.

그래도 싫어하는 재료가 있으면 제외하고 식감이 거의 없는 양파 베이스에 소시지나 어린이가 좋아하는 무언가 하나쯤은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준다. 김치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김치볶음밥을 해주거나, 계란볶음밥을 해주면 무난하게 잘 먹는다.


레벨 3. 어린이용 김밥

파는 김밥은 사이즈가 커서 어린이 입에 들어가지를 않는다. 1/3 정도로 잘라서 먹여주다보면 그것도 힘이든다. 동네 김밥집에서 어린이용으로 작게 말아달라고 하는 것도 방법인데, 집에서 만드는 것도 의외로 어렵지 않다.

김밥김, 단무지를 기본으로 하고 밥에 설탕, 소금, 참기름으로 간만 잘해도 밥이 맛있어서 잘 먹어준다.

여기에 단무지, 볶은 당근(요즘 핫한 당근김밥 참고), 치즈, 계란 정도만 넣어줘도 충분히 맛이 난다. 김밥은 어린이 입에 들어가도록 김을 1/3 정도 잘라줘서 말아야 지름이 작은 김밥이 된다. 자를때도 입에 쏙 들어가게 얇게 썰어주면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한입에 다양하게 먹일 수 있어서 은근히 성취감이 좋다.

반찬가게에서 시금치나 나물 등을 사두면 호다닥 싸서 한끼 해결하기 좋다.


레벨 無. 가공식품

1) 함박스테이크 : 고기를 먹이고 싶다면 함박스테이크도 나쁘지 않다. 육함량이 높고 대부분 브랜드가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 CJ고메함박스테이크 냉장 제품은 플레이버도 나름 다양하고 (함박, 미트볼, 떡갈비) 조리도 1-2분이면 된다.

2) 돈까스 : 돈까스를 싫어하는 한국인을 본 적이 있는가? 어린이도 잘 먹는 편이다. 돈까스 소스는 필수. 알렉스 돈까스도 괜찮고 요새는 옥주부 돈까스 제품이 종류별로 다 괜찮다.

3) 사골국+만둣국 : 만두는 은근히 완전식품이다. 만두피의 탄수화물, 고기, 야채가 골고루 들어가있다. 거기에다가 사골국에 끓인다? 가공식품의 합산이지만 이런 조합으로 먹인다면 맨밥에 김 먹이는 것 보다는 낫다. 예전엔 먹기 편하라고 물만두를 끓여봤지만 결국 피 보다는 소 중심으로 먹여서 일반 어른 만두도 괜찮다. 매운 맛 들어가있는 만두도 많기 때문에 먹이기 전 테스트 필수.

5) 라면 : 말 해 무엇? 어린이 라면 3대장 짜파게티, 사리곰탕, 진라면순한맛이 있다면 두려울 게 없다. 자주 먹이는 건 아니지만 아이랑 같이 라면먹는 시간도 가끔 가지면 나쁘지 않다.




코시국에 외출을 못하니 주말에 6끼를 먹이다 보면 현타가 온다. 또 밥을 해야하나. 근데 또 막상 밥시간에 먹는 건 쥐똥만큼이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손잡고 도미노 가서 방문피자 30% 혜택도 받고, 또 밥이 너무 지겨우면 아이랑 같이 편의점에서 내일 먹을 라면을 미리 골라도 즐겁다. 한끼 정도는 김밥으로 놀면서 간단하게 먹이고, 그마저도 싫다고 하면 사골국에 밥말아 먹이면 된다. 그럼 언젠간 금방 커서 같이 감자탕 먹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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