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고야 말거에요
안녕하세요.
죽지도 않고 돌아온 프리타 다시 인사드립니다.
2019년 프리타족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몇개의 글을 남겼고, 그것이 부끄러워 서랍안에 넣어두었다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나의 부끄러움을 딛고 나아가야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리타족 먹고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는 돈을 쫒아 떠났습니다.
매일 나를 찾던 책방이 필요할 때만 땜빵으로 나를 가져다 쓰던 시점.
코로나로 힘들어하던 책방의 사정도 모른척 할 수 없었고, 프리타족은 생각했습니다. 떠날 때가 왔구나.
이왕 이렇게 된거 돈을 한번 많이 벌어보자.
나는 지금 책방 월급의 10배를 월급으로 받습니다.
놀라지마세요. 물론 책방 월급이 개미눈물 만큼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나는 여전히 계약직이고 얽메인다고 느껴지는 순간 떠나고 싶어집니다.
깡통만 차던 하지만 사치를 좋아했던 나는 돈을 좀 벌자 집이 갖고 싶어졌습니다.
그것은 6번째 이사 후 계갱권으로 전세 재계약을 마친 한달 뒤의 일이였습니다.
계갱권. 이 괴랄한 발음을 가진 단어를 처음 배웠을 때 나는 웃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입술사이에서 이 단어가 아주 진지하게 흘러나올 때도 혼자 웃었습니다.
지금도 웃고 있어요.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집을 사기로 마음먹고 일주일만에 집을 구하고 전세에서 2000/50만원짜리 월세로 이사 강행.
4년전 프리타족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절
하나밖에 없는 나의 동생은 일본드라마 <프리타족 집을사다>를 소개시켜줬습니다.
당시에 뭔 집같은 소리하네라고 말았는데,
사람들의 욕망과 조바심이 밀어올린 집값에 비해 오르지 않는 내 월급을 보며
그때 보기나 해볼껄 잠시 후회했습니다. 그럼 지금의 나는 달라졌을까요?
경알못, 계약직, 구/현프리타족, 예쁜쓰레기 수집가, 2마리 고양이 집사, 늘 경쟁에서 밀리는 1인 미혼여성가구는 모든 면에서 불리하기만 합니다. 이런 나는 과연 집을 살 수 있을까요?
돈때문에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던 젊은 시인들은 헤어졌고
책방은 망했습니다.
언니는 돈만 많으면 행복한 사람같아.라는 말을 들었고
내가 무너지는 이유가 돈이 아니였습니다라고 말을 했었는데
나는 점점 노쇠해지고
그래도 나는 나를 먹여살려야겠지요.
나는 아직도 계곡 흐르고 새소리가 가득하던 교정과 책방에서의 시간을 그리워합니다.
그때가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