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by 김해경

하얀 머리카락을

뽀글뽀글 둥글게 파마한

그대


그 옛날

보리고개 넘으며

허기진 눈에는

방금 지은

고슬고슬한

이밥이 되고


외로움의 쓰라린 마음을

가진 자에게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가 되고


눈 마당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에게

녹지 않는 눈가루가 되고


하얗게 피어난

너무 많은 꿈들


세월의 휘몰아치는 바람에

꿈 한 조각, 꿈 한 조각

떨어지더니만


지나온 길 위에

점점이 박혀 있는

하얀 깃발들


나는

오늘

그 꿈길을

즈려밟으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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