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바람은 장난꾸러기이더라
옷깃을 파고들어 가슴에 안기기를 원하는 응석받이 바람
배 타고 멀리 나간 남편 때문에
그녀의 가슴이 까맣게 타고 있는데
응석받이 바람은 밤새껏 놀아달라고 응석을 부리며
미닫이문을 덜거덕 대며 달려드니
희뿌연 새벽녘
타들어가는 마음을 달래고자 모래사장에 앉아
이리저리 그려보는 남편의 모습은
우두커니 서서 그녀를 바라보는 돌하루방으로 거듭나고
(천지연 폭포의 돌하루방)
타던 마음의 재는
바닷가의 검댕이 돌이 되니
파도의 넘실대는 혓바닥이
이를 핥아주며 위로한다
눈치 없는 응석받이 바람은
'이 때다' 싶어 더욱더 완강하게 그녀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허한 마음에
구멍을 쑹쑹내며 장난을 친다.
그녀는 바닷가의 마음을 다시 들고 와
돌담으로 쌓아놓고
문을 들어설 남편에게
그동안의 마음 타들어갔음을 알리고자 한다
구멍 쑹쑹난 마음으로 담을 쌓은 집들을 바라보면서
두 손자 녀석이 떠나간 뒤의 마음으로
나는 무엇을 만들까
닦고 또 닦는 마음의 의자 만들어
피곤하고 지칠 때마다
걸터앉아 새 힘을 얻을까
(섭지코지에서 손자들과 조개 찾기)
덧붙이는 말 : "3절-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 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 6절- 네 자식의 자식을 볼지어다. 이스라엘에게 평강이 있을지로다.(시편 28편)" 자라나는 손자들이 어린 감람나무 같아서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