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새벽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세계로 나뉜다
세상의 모든 관심이
똘똘 뭉쳐 활자화되어
집집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신문배달소는
가장 빠른 자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영원한 삶에 대한 관심이
사랑으로, 기도로 섬김화되어
영혼, 영혼들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교회는
해산의 고통을 겪는 산모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태양이 궁금해
우리 동네를 기웃거릴 때
우리 동네 아파트 부락의
회색빛 침울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눈을 내리깐 채
숨죽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