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천둥과 우뢰의 비 오는 밤

by 김해경

밤새 땅이 통곡하는 소리를 들었다


으흥으흐릉


하늘에서는 눈물을 뿌리고

땅에서는 통곡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의인 한 명이 세상을 떠났나?


가슴 치는 억울한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바벨탑을 쌓는 죄악이 이 땅에 난무한 것일까?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몸을 뒤척이며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말만을 되뇌고.


나쁨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철저하게 나빠질 수 있고


좋음은 만 번을 되풀이해야

습관화가 된다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로


알 수 없는 존재의 수수께끼인 인간


태초에 인간을 품었던 하늘과 땅은

오늘도 엄마의 마음으로

품 떠나 방황하는 인간을 향해


돌아와 엄마 품에서


좀 안식하라고


새 힘을 얻으라고


악으로 더러워진 마음을 씻으라고


온몸으로


눈물로


호소하고 있는 것일까?

비덜어짐.jfif



P.S. 사람들은 물 없는 샘이요 광풍에 밀려가는 안개니 ~ (벧후2:17)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리 동네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