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마다 삶는 계란 두 판
"소금을 좀 더 넣어야겠어"
남편의 손가락에 붙어
떨어지기를 거부하는
달걀 껍데기의 집요함에
남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는 말.
3년간의 간수 후
뽀하얀 자태를 드러낸 서해안의 천일염
달콤하면서도 짜다는 옛 어른들의 말을
도도히 증명하며 거드름 피우는 바다여왕을
차마
마구 넣을 수 없어
조금 아껴 넣은 날
남편은 예외 없이 이 말을 한다
"소금을 좀 더 넣어야겠어"
귀한 소금,
옛날엔 귀한 돈!
돈을 흠뻑 먹은 날의 너는
술술 옷을 벗고
속살의 매끄러운 자태를 보란듯이 드러낸다.
달걀 너,
이제 보니 돈맛을 아네!
사람들도
가면의 껍질을 벗고
술술 속내를 드러내게 하려면
돈을 먹여야 하는 걸까?
너보다 훨씬 돈에 찌든 사람들이라
돈을 뿌리면
덕지덕지 엉키지 않고
말쑥하게 속내를 드러내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