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에는
거미가 한 마리 살고 있다.
늘
거미줄을 뿜어내어
둘둘둘
내 심장을 감싼다.
얼마나 상처받기 쉬운 마음인가?
함께 모여 시시덕거리다가도
나를 향한 한마디의 말이
내 감정에 대한 무공감적 반응이
나만 소외되는 듯한 주위의 분위기가
아닌 척하면서도 은연중에 드러나는 무시하는 태도가
벌,
왕사마귀,
고추잠자리,
외눈이지옥사촌나비.
벌레가 되어
내 심장을 갉아먹으려 할 때
겹겹이 쳐놓은 거미줄에 걸려
벌레는 꼼짝없이 마비되고
거미가
서서히
벌레를 먹어치운다.
겹겹이 쳐놓은
보혈의 거미줄
십자가의 사랑
나는
다시
기운을 회복한다.
내 마음
속에는
거미가
한 마리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