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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경 Feb 08. 2023

호주야, 머리카락 보인다!
4편:호주 코알라의 잠버릇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Lone Pine Koala Sanctuary)으로 가기 위해 아침 10경에 집을 나선다. 개장은 9시. 먼저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는다.

호주 하늘은 오늘도 어김없이 푸르다.

입구에서 입장권을 산다.

아래가 입장표의 값이다.

입구의 철장 안에 박쥐(이름이 Little Red Flyig-Fox)가 매달려 있고, 연이어 여러 종류의 앵무새들이 철장에서 꽥꽥거린다. 그리고 호주에서 서식하는 오리너구리(Platypus), 주머니곰(Tasmanian Devil), Zebra Pinch(아주 작은 새), Mary River Turtle(강 거북이), Common Wombat(애기 웜뱃)이 우리에서 나를 내다본다.

"응, 너 7,724Km 떨어진 서울에서 왔구나. 환영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여러 앵무새 중 빨간 꼬리의 검은  앵무새

Dingo(호주 들개)는 간혹 우리에서 나와 관광객 사이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제 이곳의 주인공인 코알라를 보러 가야지.'

그런데 코알라 우리에 가니 유칼리 나뭇잎만 무성하고 코알라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코알라야! 어디 있니?"

'와! 이런 행운의 기회가!'

 사육사가 오더니만 유칼리 나뭇잎을 치우기 시작한다.  

잎 속에 코알라가 소복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자고 있었다. 

사육사는 유칼리잎을 치우고 물통에 물을 새로 갈아주는 작업을 하기 시작한다. 나는 물통에 물을 새로 담길래 코알라를 위한 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유칼리잎을 위한 물이었다. 사육사는 새물로 교환한 물통에 유칼리잎을 다시 세우기 시작했고, 코알라들은 잎 속에 묻혀 다시 잠을 자기 시작한다. 그러나 간혹 깨어, 나뭇가지에서 내려와 움직이는 코알라도 있다. 

우리의 움직이는 동선이 사육사와 일치하여 정말 다양한 코알라의 잠버릇을 보게 되었다. 

이 코알라는 나무기둥을 붙잡고 점잖게 자고 있다.

이렇게도 잘 수 있다.

또 이렇게도.

이번에는 요렇게도.

또 저렇게도.

피곤에 지친 듯한 이 코알라의 모습은 어떤가?

이 코알라는 귀엽게 자고 있다.

이 코알라는 완전 대자로 뻗어서 잔다.

이 코알라는 나무 꼭대기에 덩그러니 앉아서 자고

이 코알라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잠이 든 것 같다.

이 코알라는 나뭇가지를 꽉 껴앉고 단잠을 자고

아래, 위로 자기도 하고

나란히 자기도 한다.

이 코알라 가족은 엄마가 새끼를 안고서 다정하게 함께 자고 있다.

코알라의 자고 있는 모습들이 아주 다양해서 정말 흥미로웠다.


'인간들의 자는 모습도 이 코알라들처럼 다양하고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나의 머리를 스친다.

그럼 나는 어떻게 자고 있는 것일까?


나의 외손녀 리아는 카시트에서 이렇게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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