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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야, 머리카락 보인다!
9편:골드코스트

바이런 베이와 골드코스트

by 김해경

일요일, 브리즈번 한인 중앙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점심을 먹을 때였다.

앞에 앉아계신 남자분(50대 후반인 것 같다)께 이런 질문을 했다.

"낮에 35도, 36도까지 올라가는데 뭐 하세요?"

그분의 대답.

"바다 가야죠!"


한낮에는 더워서 나다니기가 조금 힘들다. 나가려고 하면 또 딸아이의 주문이 많다.

딸은 "선크림 발라라, 선글라스 껴라, 짧은 반바지 입어라."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결국 자주 가는 곳이 바다이다. 호주의 바다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가장 사람들이 찾기 쉬운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바다에 대한 취향이 조금 나뉘는 것 같다. 주로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곳은 골코(골드코스트 Gold Coast)이고 호주인들이 좋아하는 곳은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이다. 두 곳을 다 가봤기 때문에 이제 이 두 곳을 사진으로 비교해보려 한다.


골코에 가기 전, 먼저 뉴사우스웨일스 주 동북부 끝자락에 위치한 바이런 베이(Byrne Bay)에 들린다.

바이런 베이로 가는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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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 베이에는 유명한 바이런베이등대가 있다. 한낮에 올라가려면 땀을 조금 흘려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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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에 모든 힘듦이 안개같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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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색이 너무 예뻐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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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서핑을 가르치려고 바다로 들어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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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중국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딸이 검색해 놓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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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골코(골드 코스트의 약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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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라고 적혀있는 곳이면 주차할 수 있다. 2P(2시간) 주차에 얼마라는 주차료까지 적혀있다. (주차하러 돌아다녀보니 1p, 2p, 3p, 4p, 장소에 따라 시간이 다양하다. 그리고 자동이체하면 된다. 정말 편리한 제도이다. '호주사람들은 모든 제도에서 합리적이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시드니에서 만난 한 부인은 유치원의 Casual(요청하면 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급은 Casual이 가장 높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은 돈이 가장 절박한(보장된 혜택이 아무 것도 없고, 미래의 삶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이 Irregular(비정규직), 다음이 Regular(정규직) 순으로 시급이 매겨져 있다고 한다. 정규직은 별도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불평이 없다는 것이다. 서로 공존하는 법을 알고 있는 호주의 제도가 참 매력적이다. 자연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제도의 합리성이 나에게는 '호주가 참 좋은 나라'라는 인상을 깊이 새기게 한다.)


골코의 해변가 빌딩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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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이 대화에 끼기 위해 비집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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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하나, 둘 들어오는 전깃불이 이들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이 빌딩은 은밀한 대화를 하려는 듯 몸을 앞으로 수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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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숙인 이 건물이 골코의 상징적 빌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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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간밤의 대화는 햇살 속에 나부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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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선수들은 준비운동으로,

마음 급한 이들은 보드를 들고 바다로 향하고,

우리들은 물을 흠뻑 들이켜면서 파도타기 위해,

모두 바다를 향하여 한마음이 된다.

지친 체력에 최고의 음식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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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호주의 전통케이크, 레밍톤을 맛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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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뛰놀다 휘딱 지나가버린 하루를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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