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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경 Jan 01. 2024

눈 온 밤 다음날인 2024년 새해

지난밤 

분장사는

더럽고 먼지투성이의 이곳에

밤새껏 돌아다니며

하얀 가루로  덮여 씌웠다.


비쩍 마른 나뭇가지가

좀 멋있어 보이게


다닥다닥 연립주택 지붕 위로

별빛이 선명히 비취게


홀로 병원침대에 누워 마지막 잎새를 바라보는 이에게

수많은 눈꽃 잎새를 그려주기 위해


텔레비전 속의 스키장을 보며 

부러움으로 밤잠 설치는 어린 소년에게 

언덕 썰매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미친 듯이 질주하는 인생 차들에게

간혹은 조신조신, 느림의 템포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


2023년의 삶을 돌아보며 한숨 쉬는 이들에게

무거운 걱정 근심, 하얗게 지우기 위해


지난밤

분장사의 땀방울이 

나뭇가지에 뚝뚝 떨어지는 소리를 

자장가로 들은 나에게


덧칠한 아침은 

새 사람이 된냥

2024란 새 명함을 나에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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