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해경 Feb 21. 2024

태국!(3)

13일(화) 오후~칸차나부리의 유엔군 공동묘지, 전쟁박물관, 콰이강다리

방콕에서 145km 떨어진 칸차나부리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역사적인 유적들이 있다.

1. 유엔군 공동묘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해양수송의 부담을 덜기 위해 버마철도인 '277번 다리' 또는'죽음의 철도' 그리고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인 '콰이강의 다리'를 건설했다. 이때 10만 명의 아시아인들과 1만 6천 명의 포로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현재 이 묘지에 6,858명의 포로가 묻혀 있는데, 그중 한국포로 2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묘지 입구이다.

이 입구문을 들어서면 이 벽이 나오고 가장 아랫부분에 이런 말이 기록되어 있다.

" I will make you a name and a praise among all people of the earth when I turn back your captivity before your eyes, saith the lord.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희의 포로가 되어 있는 것을 너희의 눈앞에서 되돌려 놓을 때에, 내가 너희를 이 땅의 모든 백성 가운데서 이름을 얻게 하고 칭송을 받게 할 것이다.)"

공의와 사랑의 하나님! 우리의 사랑의 수고와 눈물의 고통과 헌신을 보시며, '내가 다 안다. 내가 다 갚아주마'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 하나님의 마음이 읽혀 코끝이 찡해졌다.


많은 묘비가 질서 정연하게 우리를 맞이한다.

입구 벽면의 하나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이 불교국가에서 십자가도 세워 놓았다.

십자가를 자세히 보면 이런 모습이다.

어느 한 병사의 묘비를 읽어본다.

qx9234 포병 2/10 야전 연대 R.A.A

1943년 5월 26일. 43세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들이 몹시 사랑하고 지독히 그리워함.


묘지에 올 때마다 매번 생각나는 말씀이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편 90:10. 12절)" 란 모세의 고백이다. 이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은 나! 나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 그때 나는 어떤 묘비명을 남길 수 있을까? 


영국 극작가 겸 소설가비평가인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1856~1950)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세기적인 문호인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1899년 7월 21~1961년 7월 2)의 묘비명은 이렇다.

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하오.”

이들의 묘비명을 서양적인 유머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동양인인 나에게는 '무슨 이런 영혼 없는 소리를 하나?'라고 생각되는 것은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 아닐까?


과연 하나님 보시기에나 사람이 보기에 아름다운 묘비명은 무엇일까? 


2.  JEATH 전쟁박물관 (JEATH는 일본(Japan), 영국(England),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 태국(Thailand), 네덜란드(Holland)의 앞글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JEATH는 1942~1943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철도 건설에 참여한 나라를 지칭한 단어이다. 박물관 안에는 죽음의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동원된 포로들의 작업도구, 생활상 및 전쟁도구와 생활도구, 각종 기록자료까지 전시되어 있다.


그 당시의 헬리콥터, 자동차, 기차, 자전거, 포탄들과 생활용품

 

3. 콰이강의 다리

전시관 앞쪽에 다리가 있다. 다리 위를 사람들은 걷는다. 

철로 하나가 사람의 생명 하나라고 하니,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애환이 서린 이 철로를 바라보며, '그 당시 강은 자신의 눈물로 강물을 채우며 흐르고 있지 않았을까? 또한 이 강물 속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돌덩이가 되어 가라앉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지금의 이 철제 다리는 2차 대전 당시 파괴된 원래의 목재 다리 대신 2차 대전 후 철제로 복구했다고 한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석양 아래서, 오늘도 철로를 보듬으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묵묵함이 강물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와 조용히 안긴다.

작가의 이전글 태국!(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