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이다.
아침 식사 후 남편과 함께 공원 산책에 나섰다.
어제 온 비는 하늘을 말끔히 세수시켜, 하늘이 더없이 깨끗하다.
빌딩 사이를 떠도는 구름은
인간세상을 구경하느라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오래간만에 구름곳간에서 외출 나온 그들을 환영하며
구름의 유연함, 감쌈, 포근함, 하나 됨이
높이 솟은 빌딩처럼
저마다 쏟아올라, 외로이, 뾰쪽하게 서있는 마음들 위에
내려앉아
이 땅이 서로서로 감싸며 연결되기를
산책 나온 사람들 위를 따라가던 구름은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은 병 때문에 온몸이 아프고,
저 사람은 자녀 때문에 온 마음이 아프고
저 사람은 돈 때문에 온 인생이 아프다.
나의 이 구름 한 조각을 그들에게 나눠줄 수 없겠니?"
어린 왕자의 선물을 전달하는 새가 된 나는
구름 한 조각을 전달하기 위해
그리고 그들과 하나 되기 위해
주님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말한다.
"같이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