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by 김해경

나를 기쁘게 하는 너라고

기꺼이 너를 껴안았건만

너는

나를 들었다 놨다 하더니만

아예 내 마음을 죄어 오는구나


너에게 이끌려 산 물건들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죽어가고


너는 더욱더 살이 오르고

힘이 세어져


설날 때때옷 입고

널뛰기하듯이


호기심과 새로움, 소유욕의 옷을 입고

미친 듯이 널 뛰기 하는구나


불타던 저녁노을 마저

너의 입속으로 들어가

화염이 되어

밤새

나를 불사르는구나


나에게는

한겨울 지붕 처마 아래

얼음칼로 매달린 고드름이 필요해


얼음칼 하나로

나의 욕망의 실핏줄 하나 자르고

또 다른 얼음칼 하나로

나의 욕망의 실핏줄 또 하나 자르고


처마 아래 모든 얼음 고드름 자르느라

온 손에 피로 얼룩질 때에야

너는 음흉한 미소 지으며

네 등을 보이는구나


새벽녘

희뿌였게

아침이 밝아올 때

나는

죽은 듯이 누워

내 마음의 올무 자국을 더듬으며

겨우 찾은 마음의 평화에 기대어

회한의, 설움의, 해방의

눈물을 흘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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