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쁘게 하는 너라고
기꺼이 너를 껴안았건만
너는
나를 들었다 놨다 하더니만
아예 내 마음을 죄어 오는구나
너에게 이끌려 산 물건들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죽어가고
너는 더욱더 살이 오르고
힘이 세어져
설날 때때옷 입고
널뛰기하듯이
호기심과 새로움, 소유욕의 옷을 입고
미친 듯이 널 뛰기 하는구나
불타던 저녁노을 마저
너의 입속으로 들어가
화염이 되어
밤새
나를 불사르는구나
나에게는
한겨울 지붕 처마 아래
얼음칼로 매달린 고드름이 필요해
얼음칼 하나로
나의 욕망의 실핏줄 하나 자르고
또 다른 얼음칼 하나로
나의 욕망의 실핏줄 또 하나 자르고
처마 아래 모든 얼음 고드름 자르느라
온 손에 피로 얼룩질 때에야
너는 음흉한 미소 지으며
네 등을 보이는구나
새벽녘
희뿌였게
아침이 밝아올 때
나는
죽은 듯이 누워
내 마음의 올무 자국을 더듬으며
겨우 찾은 마음의 평화에 기대어
회한의, 설움의, 해방의
눈물을 흘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