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몸 씻고
태양의 햇살을
얼굴에 발라
반짝반짝 윤이 난
사과들
파란 하늘에
매달려
세상을 내려다본다.
추위와 더위, 폭우와 번개
그 모든 세월을 껴안은
사과는
따사로운
태양의 포옹과
살랑이는
바람의 숨결로
그 모든 나날들이
감사한 날이었노라고
얼굴에 홍조를 띤다.
차가운 마음에
햇살의 사랑을
답답한 마음에
바람의 위로를
전해주려
떠날 채비하는 사과에게
하늘도
새파란 천에
하얀 양 떼, 하얀 눈사람, 하얀 토끼, 하얀 파도 물결을
수놓아주며
하늘 길을 만든다.
그 산고의 나날 동안
밤새 익어가던
사과의 주절거림에
나도 밤새 뒤척대었건만
누구에게도
따뜻한 사랑과
시원한 위로를
줄 수 없어
떨어진 사과처럼
내 마음은
흙바닥을
뒹군다.
한 입
베어 문
사과에
삶의 생기 휘몰아치듯
나를
베어 문
사람들에게
한 입
가득 차는
삶의 밥이 되기를.
나는
오늘도
사과 향내 맡으며
인생의
가을 능선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