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량 부족'이라는 내 컴퓨터의 말에
반응하여
살리느냐, 죽이느냐의
고심 끝에
몇몇 자료들을 지우다가
앗!
잘못 눌러
모든 자료가
흑암 속으로
사라졌다.
쓰레기통을 뒤지고 뒤져도
내 시간과 땀과 열정은
하찮은 쓰레기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듯이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갑자기
나의
2020년과
2021년이
사라져 버렸다.
깜깜해진
내 마음이
컴퓨터 화면에
내려앉아
화면은 더욱 새 깜 해져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더 이상 채워질 수 없는
'용량 부족'으로
내가
지워질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잠시 동안이나마
깜깜함을
맛볼까
사람들은
가슴 치며
애통해하지 않을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때
외장하드(천국)에
넣어두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