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의 천

by 김해경

똑같은

24시, 1440분, 86,400초가

날마다

다른 옷을 입는다.


어제는

출렁대는 마음에

뭉게구름 띄워

한 템포 느리게

삶을 바라보는

헐렁한 배기팬츠라면

배기팬츠1.jpg


오늘은

맨드라미 꽃의 붉은색 열정으로

맡은 일에 땀 흘리는

타이트한 스키니 팬츠

스니커 진.jpg



내일은

다가올 여러 가지 사건에

맞는 옷을 입히기 위해

이런 모양, 저런 모양의

마음을 재단 중


2021년은

이제

자투리 천만이 남았다.

자투리.jpg


2022년

새 천을 받으면


희뿌연 가면 옷,

겉과 속이 다른 질 나쁜 싸구려 옷

입어야 하는데 벗고도 이를 모르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옷

남의 것을 쥐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의 옷

남의 안위를 위해 희생하는 '심청이'의 옷

놀라운 마법을 일으키는 '콩쥐'의 옷


나는

어떤 옷들을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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