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

by 김해경

인생은

죽음을 향해 자전거를 타고

나아가는 길이라는

어느 한 작가의 말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은

하늘에 뭉게구름 떠 있고

바람은 살랑대는

어딘가

여유 있고 만만해 보여


그 작가의 인생이

부러워!


나에게


인생은

죽음을 향해

떼 지어

끌고 가는 수레들의 거대한 행렬


두 사람의 수레가 하나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수레가 반쪽짜리 수레가 되기도 하여

각자

반쪽짜리 수레를 끌기도 하고

다른 반쪽짜리 수레를 찾아 붙이기도 한다.


때로는

1 더하기 1이 1이 되는 미적분이 어려워

길게 늘어지는

혼자만의 수레 행렬


수레 안에는

진흙덩이들이 있다.


다듬고

조각하고

정성을 들여야

사람의 형상이 되는

진흙덩이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삐까뻔적한

은수레, 금수레 안에도

똑같은 진흙덩이들!


당기고 미는 이들의 땀방울이

진흙덩이 위에 떨어져

눈, 코, 귀, 입으로

새겨지게 된다.


진흙덩이들이

사람의 형상이 될 때야

수레는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되고


다듬어지지 않은 진흙덩이는

부서져

진흙 날벼락이 되어

수레를

덮친다.


진흙덩이를 다듬는

지난한 일이 힘겨워

여기저기 눈에 띄는 빈수레들.


모래사막과

험한 파도와

힘든 산등성을 오르내리다

만신창이 된 수레


사람이 된 진흙덩이들이

첫출발 때의 역할을

바꾸어만 준다면


이는

이 시대의 기적.


진흙덩이 외에도


이 세상 사람

누구나

자신의 수레를

무언가로

채우고 있다.


돈, 명예, 건강, 쾌락, 권력

가난, 후회, 아픔, 슬픔, 미움


소리 없이 소복소복

채워지는 수레


"Stop! 통과할 수 없음!!"

죽음의 문에서 울리는 경고음이

수레의 덜컹대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고


"영원한 것!!

생명과 사랑과 화평, 기쁨!"

영원 나라 초록색 표지판은

세상의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수레는


길 아닌 곳

길이 되어버린 곳으로

줄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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