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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by 가치지기

낮잠



창밖 햇살이

노곤하게 스며드는

토요일 오후,

부모님은 나란히 누워 깊이 잠드셨다.


드르렁, 푸—

규칙적인 숨소리가

방 한가득 퍼지면


나는 그 곁에서

눈만 깜빡이며

세상이 멈춘 듯 지켜보았다.


그땐 낮잠이란

그저 여유로운 주말의 한 장면인 줄 알았다.


이제 내가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그 자리에 누워

드르렁, 푸—

한 주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자다 눈을 뜨면

그때의 부모님이 떠오른다.


“얼마나 고단하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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