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감정이
사는 이유인 줄 알았던
철부지 그 시절,
사랑과 원망의 눈빛들이
스치듯 화면을 채운다.
슬픔이 흠뻑 쏟아진 뒤
방긋 피어나던 기쁨,
기대 속에 부풀다
언젠가 사라진 원망,
모두 내 안에 겹겹이 쌓여
한 장, 한 장 아쉬움 속에 흘러간다.
그때는 왜
그 순간이 전부라 믿었을까.
그곳만이 내 목적지라 여겼을까.
삶은 결국,
모험뿐이었는데.
모든 순간이 소중했음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슬픔도, 기쁨도,
원망도, 사랑도
서로를 감싸 안고
하나 되어 춤추고 있었는데
불빛이 켜지고,
박수 소리 너머,
영사기 뒤
한 사람이 흐느끼며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