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充滿) 한 인생

by 가치지기

어느 날, 글을 쓰다 문득 ‘충만’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익숙한 단어였지만, 그날따라 이상하리만치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달성’보다는 ‘충만’이 우리의 삶에 더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이루었을 때 흔히 ‘달성’이라 부릅니다. '달성'은 목표를 세우고, 의지를 다해 끝까지 달려가 닿았을 때 얻는 결과입니다. 그 성취는 때로 박수받을 업적으로, 혹은 자랑스러운 이력으로 남아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 효능감을 단단하게 다져줍니다.


‘달성’은 직선의 언어입니다.

정해진 목표를 향해 곧게 달려가는 선형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충만’은 곡선의 언어입니다.

차오르고, 넘치고, 다시 비워지는 순환의 흐름 속에 존재합니다.


충만은 자연의 언어입니다.

보름달이 다시 초승달이 되는 것은

다시 충만해지기 위한 자연의 이치입니다.


강물은 고요히 차오르면 조용히 넘치고,

사계절은 각자의 충만함을 다한 뒤에야 다음 계절을 맞이합니다.


자연은 그렇게 온전함을 향해 흐릅니다.


‘충만’은 부족함 없이 가득 찬 상태를 뜻합니다.

감정, 에너지, 분위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울림의 언어입니다.


삶의 풍요로움과 충실함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하며, 그 자체로 온전함을 갖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충만'을 히브리어로는 멜로(melo), 헬라어로는 플레 로마(pleroma)라고 표현합니다.


시편 24:1에서는 '땅과 거기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중에 거하는 자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라는 구절을 통해, 하나님의 충만함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운다는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편 16:11에서는 '주께서 생명의 길로 내게 보이시리니 주의 앞에는 기쁨이 충만하고 주의 우편에는 영원한 즐거움이 있나이다'라고 하여, 주님 앞에 충만한 기쁨과 영원한 즐거움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성경에서의 '충만'은 우리를 새롭게 하고 거룩하게 만드는 영적인 충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종종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달리고, 그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으려 합니다. 하지만 충만은 그렇게 억지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며, 그 작은 순간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차오르는 것입니다.


충만은 일상 속에서 쌓여온 시간과 정성, 그리고 진심이 차곡차곡 쌓여 결국 마음속 깊은 곳에서 넘쳐흐를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진정한 충만은 비움과 함께합니다.

가득 차기 위해서는 낡은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온전한 충만의 흐름이 완성됩니다.


충만은 비움의 과정을 통해 순수하고 순환적인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자만과 탐욕이 비워지는 가운데, 우리는 다시 충만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이런 자연스러운 순환 속에서 충만은 더 깊은 가득함의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반면,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 달성한 성취는 종종 우리에게 충만함 대신 공허감을 선물합니다. 마치 무대 위에서 온 힘을 다해 연기한 배우가 커튼콜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 가슴 깊은 곳에서 빈 공간을 느끼는 것처럼…


그 공허를 메우기 위해 누군가는 먹고 마시는 향락이나 소비로 그 허전함을 채우려 하지만, 그럴수록 허전함은 더 커져만 가고, 결국 허무로 이어지게 됩니다.


충만은 다릅니다.

스스로 차올라 넘치는 흐름이며, 비워냄조차 기꺼이 받아들이는 너그러움이 마음의 빈 공간을 풍요로움으로 가득 채웁니다.

충만한 사람은 비움조차 기쁨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충만은 일관된 흐름을 가집니다.

절정 뒤에도 추락하지 않고,

비워지는 과정 속에서도 평화를 잃지 않으며,

다음 충만을 위한 여백을 엽니다.

이러한 순환 속에서 삶은 깊어지고,

내면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달성’보다는

이토록 아름다운 단어인 ‘충만’을 자주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결과가 아닌,

스스로의 마음이 차오른 상태.

그래서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이어지는 흐름.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루를 진심으로 살아낸 보람의 결과로써의 충만.


그런 언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비워지는 그 순간조차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상상해 봅니다.


사랑, 행복, 희망이 가득한 따뜻한 마음.

활력이 넘치고,

에너지가 내 안에 충만해지는 느낌.

햇살이 가득한 아침처럼,

내가 있는 그리고 움직이는 모든 공간이

빛과 생기로 충만한 상태를.


이렇게 우리의 삶이 기쁨과 평안으로,

따뜻함과 온전함으로 충만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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