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숨결

by 가치지기

나무의 숨결



한 자 한 자,

붓끝과 숨결로 쌓아 올린 나무들

그 가지마다 시가 열리고

그 뿌리마다 음표가 흐른다.


모든 나뭇잎에 붙여진 이름들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태초에 아담이 붙여준 이름들이

아직도 따뜻한 체온으로 남아 있다.


바람이 지나가며

이름 없는 이파리 하나 흘려보내도

그 조각엔 누군가의 계절이 깃들어 있다—

지우거나 지배할 수 없는 기억처럼.


세월과 땀, 절망과 기쁨이

겹겹이 눌러 만든 무늬들.


울퉁불퉁 뻗은 나무,

그림자 하나까지도

감탄할 줄 아는 자가

어루만질 자격이 있다.


무심코 스친 손끝에도

누군가의 숨결이 담겨 있다.


그 나무 아래를 지나며

조용히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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