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인생을 그리다

by 가치지기

– "색으로 울고, 붓으로 기도하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in 대전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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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나서는 길,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제 눈에는 마치 반 고흐의 붓끝이 그려놓은 듯한 노란 태양이 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보는 일’을 넘어 ‘느끼는 일’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특히 반 고흐의 그림 앞에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눈으로 보기 전에, 마음으로 먼저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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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반 고흐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삶의 궤적이 각 전시실마다 글 액자와 함께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기획 덕분에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반 고흐가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 그 시대의 고통과 사랑, 광기와 진심이 어떻게 색채로 승화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술 전시회를 자주 찾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아내의 권유로 마지못해 따라나선 전시회였습니다. 그러나 두 시간 남짓의 시간이 지나고 전시실 출구의 환한 빛을 마주할 즈음에는, 무거운 감정이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반 고흐의 안타까운 삶,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어간 한 인간의 위대한 여정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감사가 밀려왔습니다.


Vincent_van_Gogh_-_Self-Portrait_-_Google_Art_Project_(454045).jpg?type=w773 Self-portrait - Vincent van Gogh

고통의 시간을 살았던 한 인간의 생애를, 색과 선으로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고흐의 그림에는 붓질 하나하나에 삶의 떨림이 있었고, 색채 하나하나에 그의 내면을 가로지르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화려하거나 안정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거칠고 불안정하며, 때로는 뒤틀려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감정의 진실함은 너무나 투명하여, 오히려 보는 이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보면 광기의 밤을 견디던 그의 외로움이 느껴지고, ‘해바라기’ 앞에 서면 사그라지지 않는 생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의 인생은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고, 정신병과 가난, 사랑의 좌절, 사회적 고립 속에서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진심’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의 이 말은, 지금까지도 생생한 울림으로 남아 우리의 마음을 두드립니다.


반 고흐는 고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색으로 울었고, 붓으로 기도했습니다.


세상의 질서에 맞추기보다, 자신의 불안한 내면을 정직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그늘진 얼굴 하나, 어두운 표정 하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오래도록 바라보며 함께 아파했습니다.


그 정직함과 진실함이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립니다.


그의 삶은 실패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의 예술은 영원한 빛입니다. 그림이 불타거나 사라질 수는 있어도, 그가 남긴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의 붓끝에서 시작되어, 오늘 우리의 눈과 마음으로 이어지는 진실한 울림입니다.


전시를 다녀온 후, 그림 전시회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오래 바라보면 작품과 나 사이에 조용한 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예술가의 인생을 알고 간다면, 그림은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인생이 되어 더없이 매력적인 언어가 된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반 고흐 전시를 저만의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반 고흐는 그 누구보다도 정직하게 자신의 삶을 그렸기에, 그의 그림은 ‘명작’이 아니라 ‘인생’입니다. 그 인생 앞에 서는 일은 언제나 경건하고, 깊은 감동입니다.


미술관을 나와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고흐의 색채는 오래도록 제 안에 머뭅니다.


삶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그의 붓끝에서 피어난 노란 해바라기와 별빛은 제 마음에 작은 등불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Van_Gogh_-_Starry_Night_-_Google_Art_Project.jpg?type=w773 Self-portrait - Vincent van Gogh


내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만 언젠가는 사람들도 내 그림이 거기에 사용한 물감보다 내 인생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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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명언
Korenveld_met_kraaien_-_s0149V1962_-_Van_Gogh_Museum.jpg?type=w773 Vincent van Gogh - Wheatfield with crows

위대한 업적은 충동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들이 모여 점점 이루어 내는 것이다.


삶은 이런 식으로 지나가 버리고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아.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맹렬히 작업하고 있어


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살아있다.


확신을 가져라 아니, 확신에 차 있는 것처럼 행동해라. 그러면 차츰 확신이 생기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예술적인 일은 없는 것 같다.


상상력과 영감을 가라앉히지 말라. 규범의 노예가 되지 말라.


만약 우리가 그 어떤 것도 시도할 용기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어떨 것인가?


삶을 살면 살수록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그런 어려움들을 이겨냄으로써 우리는 우리 내면의 힘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당신의 내면에서 '당신은 그림을 그릴 수 없을 것이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와도 그냥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라. 그러면 그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루하게 사느니 차라리 열정적으로 죽는 것을 택하겠다.


평범함이란 잘 포장된 도로와 같다. 그렇기에 걷기는 편하지만 그 길에는 그 어떤 아름다운 꽃도 팔 수가 없는 것이다.


신에 대해서 좀 더 알기를 원한다면 좀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해 봐라.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뜻이다.


훌륭한 그림은 훌륭한 업적과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괴로워하거나 불평하지 말라. 사소한 불평은 눈 감아 버리라. 어떤 의미에서는 인생의 큰 불행 가지도 감수하고 목적만을 향하여 똑바로 전진하라.


너의 영감과 상상을 깨뜨리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를 자신의 틀에 가두지 않길 바란다.


행복은 성취의 즐거움, 그리고 창조적인 노력의 두근거림 속에 존재한다.


나는 내가 처한 현실을 그린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스스로 필요하기 때문에 그리며 그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그린다는 것이다.


만일 누군가 한 사물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면 그는 동시에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인생은 너무나 짧다. 특히 모든 것에 용감히 맞설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아름다운 것에 가능한 많이 감탄하라.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림을 꿈꿔왔고 그러자 나는 내 꿈을 그리게 되었다.


많은 것들을 사랑하라. 왜냐하면 그곳에 진실의 힘이 깃들기 때문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일들을 성취하고 훨씬 더 많은 일들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사랑으로 이뤄진 것은 잘 되게 마련이다.


부부란 둘이 서로 반씩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써 전체가 되는 것이다.


시작은 그 무엇보다 어렵다 그러나 계속해 나간다면 모두 좋은 쪽으로 바뀔 것이다.


예술은 삶에 의해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해 준다.


당신이 자연을 사랑한다면 어느 곳에서 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Tomb_of_Vincent_and_Theo_van_Gogh.jpg?type=w773 Tomb of Vincent and Theo van Gogh in the city of Auvers-sur-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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