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붙잡아 준 단 한 문장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Der Herr ist mit mir

by 가치지기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살았던 마을,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의 칼리닌그라드)에 있는 한 교회에는 이런 문장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칸트는 이 말씀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다고 합니다.


철저히 이성을 추구했던 그조차 인생의 결정적 순간마다 이 말씀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어린 시절, 성경 암송대회에서 시편 23편을 외우고 공책 몇 권을 상으로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그저 새 공책을 받고 싶어서 외웠을 뿐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삶의 무게가 짙어질수록 그 말씀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점점 더 선명하게 새겨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성경 전체 중에서 가장 또렷이 기억되고,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말씀이 바로 시편 23편입니다.


칸트를 붙잡아 준 그 문장은, 바로 이 시편 23편 4절의 일부입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누구나 인생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게 됩니다.


예기치 못한 실패, 감당하기 어려운 병,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과 공허함은 우리 삶을 깊고 긴 그림자 속으로 이끌곤 합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누군가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랍니다. 내 손을 꼭 잡아주는 단 한 사람이 있기를 간절히 원하게 됩니다.


칸트에게는 이 말씀이 어둠을 건너는 동안 붙잡을 수 있는 빛이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위로나 종교적 고백을 넘어, 생의 고비마다 삶을 이끄는 신뢰의 언어였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저도 문득 제게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을 붙잡아 준 문장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지금, 앞으로도 삶의 분기점마다 나를 흔들리지 않게 붙들어 줄 단 한 문장을 나는 갖고 있는가?”


우리 모두는 이미 수없이 많은 ‘골짜기’를 지나왔습니다.


주저앉고 싶었던 순간, 부끄러워 말조차 꺼낼 수 없었던 시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날들, 그리고 결정 앞에 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불안의 시기들. 그 질곡의 순간마다, 때로는 곁에 아무도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곁에 있어주지 못한 사람들을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모두가 자기 몫의 고통을 짊어지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누군가의 위로나 논리적인 설명이 아닙니다. 그 누구도 온전히 나의 상황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조용히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단 한 문장, 그 말씀이 나를 다시 세웁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이 문장은 단순한 신앙 고백을 넘어, 삶에 대한 깊은 신뢰의 선언입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믿음.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내 손을 붙들고 계시다는 확신. 모든 힘이 다했을 때도 여전히 나를 지탱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안도. 그 모든 신뢰가 이 짧은 한 문장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곧 믿음이 됩니다.


우리는 고난을 ‘특별한 사건’처럼 여기며 피하고 싶어 하지만, 고난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주어지는 삶의 통과의례입니다.


중요한 것은 고난을 겪었느냐가 아니라, 그 순간 무엇을 붙잡았느냐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삶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문장 하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문장은 인생의 이정표가 되고,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비춰주는 등대가 되며, 눈앞이 어두울 때 발밑을 밝혀주는 조용한 빛이 됩니다.


오늘 아침, 저는 다시 이 말씀을 깊이 마음에 새깁니다.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이 말씀이 내 안에 살아 있다면,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자주 꺼내 읽고, 마음에 뿌리내리게 한다면 나는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끝내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저 목자를 따르고 신뢰하는 법을 배우면 됩니다.


우리의 필요를 우리보다 더 잘 아시고, 우리보다 더 깊이 관심을 가지시는 목자를 믿고, 그분이 이끄시는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면, 그 너머에 푸른 초장과 쉴 만한 물가가 펼쳐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지금, 당신의 마음을 붙들어 줄 문장은 무엇입니까?


그 문장이 당신을 다시 걷게 하기를,


그 문장이 당신의 인생 여정을 따뜻하게 밝혀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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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23편 (다윗의 시)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2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4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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