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며 신뢰를 쌓아온 동료가 다른 회사로 이직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성실했고 유능했으며,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모습 덕분에 많은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제 부서 직원은 아니었지만 여러 차례 협업을 하며 많은 도움을 받아왔기에, 고마움과 함께 아쉬움도 컸습니다. 그래서 그가 퇴사하기 전, 잠시 시간을 내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그가 이직한 회사의 경쟁률이 상당히 치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그는 자신이 왜 선택되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져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 직장에서 당신을 뽑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면접에서 어떤 대답을 잘했다고 생각하나요?”
이어진 그의 대답은 흥미롭고 인상 깊었습니다.
면접을 보러 간 날, 그는 그 회사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연히 붙어 있던 문구 하나를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간이 소비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시간이다.”
그 문구를 보며 ‘이 회사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그 인상을 마음속에 담은 채 면접실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여러 질문이 오간 후, 마지막으로 받은 질문은 이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희소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는 망설임 없이 “시간입니다.”라고 대답했고, 면접관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면접을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짧은 순간의 대답이 면접관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었고, 그것이 자신이 뽑힌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조심스럽게 제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정말 잘 대답하셨네요. ‘시간’이라는 답은 정말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다만 다음에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면, 시간과 더불어 하나를 더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희소하고 가치 있는 것은 바로 ‘당신’입니다.”
그 후로 제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는 오직 하나뿐입니다.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으며, 누구도 나의 시간을 대신 살아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진정으로 희소한 것은 시간만이 아니라, 그 시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입니다.
시간은 분명 가장 귀한 자원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시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시간을 관리하고 의미 있게 보내는 일은 단순한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진정한 시간 관리는 ‘생각하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이 시간을 어떻게 써야 나에게 더 의미가 있을까’를 자문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삶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손에 쥐게 됩니다. 일에 몰입하고 집중한 뒤 얻은 자유로운 시간은 ‘나’라는 소중한 존재를 위해 아낌없이 써야 할 가치입니다.
또한, 삶을 되돌아보며 그 속에 담긴 나의 흔적들을 정리하는 습관은 인생의 궤적을 더 또렷하게 보여줍니다.
하루를 마친 뒤 짧게라도 메모를 남기며 어떤 부분이 성장했고, 어떤 부분은 더 나아져야 하는지를 점검하는 태도는, 시간을 따라 함께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게 해줍니다.
자신을 점검하지 않는 삶은 무의미한 시간이 쌓이게 만들고, 결국 삶의 방향을 잃게 만듭니다. 반대로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삶은 내가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는 ‘시간을 관리하는 존재’로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유한한 시간을 보다 넓고 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희소한 것은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희소한 것은, 그 시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입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선택하며 살아가는 이 순간은 결코 다시 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존귀한 존재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그 시간을 살아가는 ‘내가 존재하고 있음’입니다.
시간과 나,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소중히 여기는 삶은 결국 나를 더욱 지혜롭게 만들어줍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 귀한 자각 속에서 더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매일, ‘나’라는 가장 희소한 존재는 조금씩 더 깊이 빛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