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本質)

by 가치지기

8월의 첫날입니다.

새로운 달의 시작은 늘 같은 달력 위에서 찾아오지만, 마음가짐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간이 됩니다.


오늘 저는 회사 생활 속에서 깊이 체감하게 된 하나의 단어를 꺼내보고자 합니다.

바로 ‘본질’입니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저는 단지 남들보다 일을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때는 주어진 과제를 빠르게 분석하고, 계획을 세워, 정확하게 실행하는 것이 ‘일을 잘하는 사람’의 기준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주어지면 가장 먼저 자료를 찾고, 마감 일정을 확인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몇 해를 전력으로 달렸습니다. 성과도 있었고, 능률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이 잘 마무리될수록 공허감은 깊어졌고, 몸은 점점 자주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외부로 보이는 성과도 있었지만, 정작 그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나는 어떤 성장을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쉽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조심스럽게 일기처럼 적어두고, 일이 끝날 때까지 늘 그 글을 바라보며 일에 임했습니다. 그러자 분명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시야가 넓어졌고, 일을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스스로 빈틈을 찾아내고 보완하는 능력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존경하기 어려운 상사의 얄미운 언행에도, 무심한 주변의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 주어져도 나의 주관을 지키며,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일의 본질을 생각한다는 것은 단지 ‘무엇을 위해 하는가’를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일이 왜 필요한지, 어떤 맥락에서 나에게 주어진 것인지,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조직과 나는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를 스스로 사고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뜻을 세우고, 그것을 회사의 방향과 조화를 이루도록 맞춰가기 시작하면서, 업무뿐 아니라 삶의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업무라도 먼저 그 의미를 찾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나는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

“나는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는가?”


이렇게 스스로의 뜻을 세우는 순간, 그 일은 더 이상 남이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 됩니다.

그때부터 나는 단순한 월급쟁이를 넘어, 회사의 방향성과 책임을 함께 고민하는 경영인의 자세를 갖추게 됩니다.


본질을 사고하는 사람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익숙한 진리를 몸으로 체득하게 됩니다.


때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본질을 충분히 고민하고 나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길임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준비한 일은 결과와 상관없이 나를 성장시킵니다.


일이 잘되면 더 깊은 감사와 겸손을 배우게 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그 안에서 배우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본질을 보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 주어지든, 그 안에서 배울 것을 찾고,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저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일의 본질을 꿰뚫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전엔 건조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회사 생활이 생동감 있는 삶의 현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요즘 우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에서 소극적인 복수처럼 시간을 흘려보내며 ‘조용한 사직’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납니다.


이들에게 때로는 마음을 담아 조언하고 싶어도, 이미 단단히 굳어진 그들의 가치관 앞에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만약 받아들일 준비가 된 누군가에게 단 한 마디 건넬 기회가 있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마음의 방향키를 조금만 돌려, 무엇이든 본질을 탐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사람은 언젠가 어떤 자리에서도, 그리고 자신의 삶 가운데서 반드시 스스로 빛나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 인정해 줘야 비로소 빛나는 위태로운 빛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8월의 첫날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 주어진 일의 표면을 넘어서 그 본질을 묻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겉이 아닌 속을 보고, 성과의 욕심보다는 스스로의 뜻을 세우며 살아가는 이들이 결국 가장 멀리 갑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