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로 그린 하루

by 가치지기

수채화로 그린 하루



어제 쓰지 않은 빛으로

내일을 그릴 물감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오늘이 옅은 색을 입고

조용히 창가에 앉아 있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종이 위로

숨소리 한 방울, 눈빛 한 점이

물결처럼 스며들고


햇살이 번져가는 자리마다

이름 모를 색들이 고요히 피어난다


수없이 덧칠한 오늘이

빛과 그림자를 함께 품고

천천히 말라갈 때면


내가 산 하루가

부끄러워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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