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로 시작하는 하루
어제는 아내가 나태주 시인의 시 「감사」를 읽어주었습니다.
아내의 목소리로 낭송되는 시를 들으며,
물과 밥을 먹을 수 있음에,
무언가를 할 수 있음에,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음에,
어딘가로 향할 수 있음에,
그리고 그 모든 것 이전에 내가 지금 숨 쉬고 있음에 감사한다는 고백이
참으로 소박하면서도 깊은 삶의 진실로 다가와
내 마음도 어느새 감사로 충만해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살아가며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 같습니다.
더 나은 삶, 더 좋은 환경, 더 의미 있는 무언가를 채우려 애쓰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그 모든 ‘더’가 아니라,
지금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임을
이 시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알려줍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숨을 쉴 수 있는 것,
따뜻한 물로 씻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나갈 곳이 있고, 누군가와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것—
이 모든 평범한 일상들이 사실은
얼마나 큰 은혜이며, 기적 같은 일인지
우리는 바쁘게 사느라 잊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감사는 닫혀 있던 우리의 눈을 열어줍니다.
감사가 마음에 들어오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없는 것에 집중하던 시선이
이미 있음에 주목하게 되고,
그로 인해 우리의 태도도 바뀌고,
마음은 밝아지며, 삶의 방향도 따뜻해집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감사를 통해 가까이 오는 것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매 순간을 ‘받은 것’으로 바라보며,
그 받은 것에 대한 기쁨과 책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갑니다.
오늘 하루도,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고,
몸을 움직여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숨 쉬는 사람’으로 이 땅에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 이 하루는
감사로 시작하여,
감사로 채워지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
오늘도 물과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
오늘도 무슨 일인가 할 수 있음에
감사
오늘도 누군가 만날 수 있음에
감사
더불어 어딘가 갈 수 있음에
감사
무엇보다 숨쉬는 사람임에
감사
- 나태주 시집 -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