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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by 가치지기

문신



자신의 눈길조차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 그림을 새긴 사람들 —


살 속에 상처를 짓고,

피부를 가르며

검은 피를 흘려 넣는 일.

그렇게 살덩이에

애써 무늬를 남기는 사람들 —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호랑이보다 강하고 싶어

호랑이를 그렸을까 —

장미처럼 향기롭고 싶어

장미를 새겼을까 —


말할 수 없는 마음들이

아픔을 견디며 새기고 싶었던,

차마 말하지 못한 슬픔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었다.


세월이 흐르면

호랑이의 등도 굽고,

장미꽃의 화려한 빛도

바래진다고 말하고 싶었다.


용맹함도,

아름다움도 —

다, 한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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