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만 있다면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2024년 12월 14일 오후 5시,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습니다. 이 순간은 단순히 한 대통령의 정치적 종말을 넘어,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정신을 되새기고 국민 주권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제1조 제1항이 명시하듯, 이 나라는 국민 모두의 나라입니다. 그리고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적 명제는 우리 민주주의의 뿌리를 단단히 지탱하는 기둥입니다. 그러나 과거 탄핵 사례를 경험했음에도 또다시 최악의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 이유는, 선출된 지도자들이 헌법 정신을 망각하고 국민의 주권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선거로 선출된 이후, 자신이 노력해서 자리에 올랐다는 오만과 자신을 뽑아준 국민 대신 특정 권력자들만을 의식하며 그들의 눈에 들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대한민국 헌법 1조의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마치 초목을 가꿔야 할 정원사가 제 역할을 망각하고 정원을 황폐화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의 탄핵은 국민들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다시 한번 선언하는 사건입니다. 마치 평온히 풀을 뜯던 순한 양 같은 국민들이 상식과 순리를 거스르는 권력에 분노를 표출하며, 이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었음을 증명한 날입니다.
이번 탄핵은 지난 탄핵 소추가 실패한 후 두 번째로 진행된 탄핵 소추였습니다. 당시 탄핵 소추가 실패했을 때 국회의사당 광장에 모였던 시민이 한 얘기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였습니다. 그때 시민의 얘기를 듣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끼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민이 도끼라는 도구를 늘 갈고닦았다면, 이처럼 오랜 혼란을 겪지 않고도 부패한 권력을 더 빨리 견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도끼는 국민의 의식입니다. 깨어 있는 국민, 공정한 언론, 투명한 시민 사회가 바로 녹슬지 않는 도끼가 됩니다. 이는 미국의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민주주의는 매일의 책임과 관심 속에서 유지된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비록 부패한 나무라 잘라내는 게 아무리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해도, 오랜 시간 우리의 무관심 속에 아집과 고집으로 다져진 권력의 나무는 한두 번 찍어서는 넘어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려운 생각은 만약 그 도끼마저 녹슬고 무뎌졌다면 시의적절하게 나무를 베어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역사의 큰 위기를 실제 겪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탄핵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는 사후 약방문에 의존하지 않고, 예방적 조치를 통해 권력을 감시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 각자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시민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천하의 대사도 작은 일에서 시작한다(天下大事,必且始于細)"는 노자의 말처럼, 작은 권리 행사와 관심이 모여 민주주의의 큰 나무를 지탱합니다.
탄핵 투표에 동참하지 않았던 국민의 힘을 우리는 원망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나중에 꼭 물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국민이 있다면 그때 지금의 오늘의 이 어려움을 다시 알려줘야 합니다. 우리의 지금 이 어려움은 우리의 작지만 강력한 가장 근본이 되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던 것이 쌓여서 돌아온 우리의 실수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은 국민의 주권을 다시 확인한 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늘 깨어 있어야 유지되는 체제입니다. 부패한 권력의 나무가 자랄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도끼는 언제나 날카로워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그 도끼를 무디게 하지 않도록, 국민 각자가 늘 갈고닦아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의 교훈이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