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힘든 걸 또 하는 이유
폭풍 같던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집안을 헤집어 치우고 정리하고 처분하고
옴팡 고되니까 이젠
한 집에서 오래 살아야지 하면서도
이 힘든 걸 자꾸만 하는 저는
아무래도 이사를 좋아하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과 이사는 닮았습니다
우선 비용도 어마무시 많이 들고요
가기 전, 짐 꾸리기도 만만찮게 골 아프고요
이동하는 날, 비행기 소리가 한나절 앵앵대듯
사다리차 소리도 온종일 위윙대지요
새로운 집에 도착! 정리가 막막해도 설레듯
비행기에서 내리는 첫 순간도 낯설어서 즐겁지요
여행지 숙소에 적응하며 시행착오를 거치듯
가구 구조를 새로 정하고, 물건을 정리하며 떠오른
혜자스런 아이디어에 무릎을 탁 칩니다
이제 새 보금자리에서 긴 여행을 시작합니다
집 안에 익숙하지만 새로운 살림살이를 놓고
손때와 온기로 구석구석 길들이렵니다
새 집과 동네에 깃들어가는
순간의 과정을 누리면서요
이사는 익숙함을 설렘으로 치환하는 꽤나 긴 여행
인생이라는 책의 새로운 챕터를 넘기는 신나는 일
그러니까 힘들어도 자꾸자꾸 이사를 다니나 봐요
정리의 해가 찬란히 떴습니다
자, 감상은 이제 그만
책장에 뒤집어진 책들을 바로 꽂고
양말들 위치 파악부터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