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mit Trucker Mar 12. 2023

생애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Six-figure 달성

Six-figure라는 말이 있다. 여섯 자리 숫자의 급여나 수입을 뜻한다. 10만보다는 많고 100만보다는 적은 숫자다. $100,000~$999,999 사이다.

2022년 소득 신고를 마쳤다. 총 매출 약 33만 달러에 소득 약 10만7천 달러를 기록했다. 7천 달러는 주식 거래 수익이니 트럭 운전으로 번 돈은 약 10만 달러다. 작년에 한국에 다녀 오느라 2개월을 쉬었으니까 월 평균 1만 달러를 벌었다. 장거리 트럭 운전으로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10만 달러 이상은 벌 수 있다.

내 생애 최초로 6자리 연수입을 올렸다. 2021년에는 9만 달러 넘게 신고했으니까, 10만 달러를 넘긴 게 그리 특별한 사건은 아니다. 그저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다.

연방, 뉴욕주, 뉴욕시 소득세를 모두 합치니 약 2만 8천 달러가 나왔다. 세후 실 소득은 7~8만 달러라는 뜻이다. 인플레로 날이 다르게 물가가 치솟는 요즘에 미국에서도 생활비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에서 4인 가족이 7~8만 달러 수입으로는 그저 평범한 생활을 할 뿐이다. 저축도 많이 못 한다.

트럭 일을 시작한 이후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방 하나 더 있는 아파트로 옮기고, 아내는 장을 보거나 외식할 때 전처럼 금액 걱정 없이 결제한다는 것 정도다.

주식 거래로 7천 달러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사정은 다르다. 지난 해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펜데믹 이후 2년간 번 돈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플러스로 나온 것은 단기 매매 차익이고, 장기 투자 중인 종목들은 손실 확정을 짓지 않았다. (어제야 비로서 대부분 계좌의 포지션을 손절 처리 후 정리했다. 50% 손실은 양반이고, 80~90% 이상의 손실을 본 종목도 적지 않다.)

이제 Six-figure를 달성했으니 트럭 운전에 여한은 없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트럭 운전으로 Seven-figure를 기록할 일은 없다. 앞날을 생각한다면 연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적어도 몇 해는 올린 후 은퇴하는 게 좋다. 그래야 자본 수익만으로도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노동수입 외에 사업, 투자, 지적재산권 등 과외 수입을 올려야 한다.

트럭 운전은 현재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지만 비중을 차차 줄여나갈 작정이다. 반면 투자 수익은 지난 해 7천 달러에 불과하지만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다. 7-figure, 8-figure 기록하지 말란 법은 없다. 물론 리스크도 크다. 하지만 트럭 운전도 다른 의미에서의 리스크가 큰 직업이다. 투자 공부를 꾸준히 하고, 4~5개의 소수 종목에 집중해 확실한 우위에 섰을 때만 매매하는 방식으로 바꿀 작정이다.

 트레이닝을 하니 역시 시간이 부족하다. C가 잘 따라와줘서 믿고 운전을 맡기지만, 흔들리는 트럭에서 무언가를 하기에는 아직은 어렵다. 궁하면 통한다고 절실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텐데 아직 내가 그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나는 고소득자가 되어 정직한 세금을 많이 내고 싶다. 나는 목표를 세우면 대체로 달성하는 편이다. 연봉 10만불도 계획했던 일이다. 그렇다면 다음 목표는 100만불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